신규 대형 원전 2기 ‘영덕 vs 울주’
SMR 1기는 ‘경주 vs 기장’ 유치전
부지선정 최대 변수는 ‘주민 수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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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 부지가 다음주 최종 확정된다. 경북 영덕군과 울산 울주군이 대형 원전, 경북 경주시와 부산 기장군이 SMR 후보지로 각각 경쟁 중인 가운데 4곳 중 어느 지역이 선정되더라도 경상권에 신규 원전이 들어설 전망이다.
16일 원전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신규원전건설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오는 25일 이전 신규 원전 부지를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손양훈 인천대 명예교수가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부지를 확정하게 된다. 김회천 한수원 사장은 이번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체코 두코바니 신규원전 건설현장 방문에 동행한 후 다음주 부지선정위의 최종 결정 관련 보고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수원은 영덕, 울주, 경주, 기장 등 4곳에 대한 막판 기초조사와 현장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평가와 최종 선정 발표를 오는 25일 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부지적정성·환경성·건설적합성·주민수용성에 25점씩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SMR은 2035년, 대형 원전 2기는 2037~2038년 준공이 목표다.
대형 원전 유치를 신청한 울주군은 서생면 새울원자력본부 내 한수원 인재개발원과 원자력대학원대학교 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한수원 부지로 수용성이 쉽기 때문이다. 또 새울 원전 운영 경험과 인근 산업단지의 전력 수요가 풍부해 신규 원전 건설시 확장성이 크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영덕군은 영덕읍 석리·노물리·매정리 및 축산면 경정리의 총 324만 ㎡를 후보지로 제시했다. 이번 공모에 필요한 부지는 104.1만 ㎡지만 향후 원전 추가 건설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부지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백지화되기 이전에 ‘천지’ 원전 후보지로 최종 선정된 바 있어 경쟁력이 있다는 게 해당 지자체의 평가다.
SMR 유치를 신청한 경주시와 기장군은 원전과 인연이 깊다. 경주에는 한수원 본사와 월성 원전,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이 있다. 한수원 주도로 개발 중인 SMR 모델이 채택될 가능성이 커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리 원전이 있는 기장군은 기존 원전 설비와의 연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전 유치에 성공할 경우 지자체는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지원금을 받아 지역 발전에 쓸 수 있다. 건설비의 2% 수준에서 일회성으로 주는 ‘특별 지원금’은 도로나 항만 등 지역 개발 사업에 투입되고, 발전량을 기준으로 60년(SMR은 80년)간 매년 지급되는 ‘기본 지원금’과 ‘사업자 지원금’은 주민 복지나 장학금, 의료·문화 관련 시설 등에 쓰인다. 지방세법에 따라 발전소가 해당 지역에 내는 ‘지역 자원 시설세’도 있다.
이번 부지 선정의 최종 변수는 주민 수용성이다. 영덕군은 지난 1월 9~10일 군민 1400여 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86.18%가 원전 유치 찬성 의사를 밝혔다. 울주군도 이미 지난 4월 ‘울주군 신규원전 유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원전 건설에 대한 여론조사에 적극 참여를 촉구하는 등 원전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원자력업게 한 관계자는 “원전 건설 부지 유치전에 뛰어든 지역들을 보면 대부분 인구감소 지역”이라며 “결국 원전 건설 유치를 통해 인구 유입을 늘리고 지역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환경 및 안전 우려를 이유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 관계자는 “이들을 어떻게 수용할 지가 중요한 평가요인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여기에 부지 확정성과 적정성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대형 원전 2기와 SMR 1기를 건설한다는 계획은 지난해 초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에서 수립됐다. 당초 지난해 7월 건설 부지 선정 공고를 낼 예정이었지만 정권 교체로 절차가 잠정 중단됐다. 이에 이재명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가동과 전기차 보급 확대 등으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신규 원전 건설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산업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원전이 필요하다는 국민 여론도 힘을 보탰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월 한국갤럽을 통해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 원자력발전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89.5%에 달했다.
한편 신규 원전 후보지가 모두 경상권에 위치하면서 해당 지역에 국내 최대 규모의 원전 산업벨트가 형성될 전망이다. 광주·전남지역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설비 투자를 중심으로 첨단산업 거점이 구축되면서 지역 균형발전 구도가 구체화되고 있다. 배문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