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틀어 준 교사 색출에 학생들 “전교생이 울화통” 성명문…학교의 결단은?

경북 한 고교서 수업 중 월드컵 시청
교장 자제 촉구에 학생들 반발 성명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한국과 체코의 경기가 열리는 12일 조규성 선수의 모교 광주 남구 진월동 광주대학교 호심관 대강당에서 재학생들이 동점골에 환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경북의 한 고등학교에서 일부 교사가 수업시간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경기를 틀어 준 일로 논란이 인 가운데 학교 측은 더이상 수업 중 축구 경기 시청은 없다고 못 박았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북 한 고등학생이 쓴 성명문이 확산하며 논란이 됐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 온 성명문은 지난 13일 경북 모 학교 학생회 부회장 A 군이 작성했다.

A 군은 성명문에서 “최근 월드컵 기간 선생님들께서는 학업에 지친 우리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고자 수업 시간을 할애해 경기를 보여주셨다”라며 “이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공동체 의식을 배우고, 교사와 학생이 값진 정서적 유대를 쌓는 ‘살아있는 교육’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학교장은 이를 두고 ‘학교에서 가장 화가 나는 순간’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쓰며 선생님들을 강압적으로 호출했다”며 “심지어 경기를 틀어준 교사들을 ‘색출’하라며 마치 범죄자를 대하듯 선생님들을 옥죄고 비난했다”고 주장했다.

또 교장을 향해 “학교장이 평소 강조하는 정직·명랑·근면의 가치는 대체 어디로 갔느냐”며 “교사를 위압적인 태도로 대하고 통제하려는 모습이 과연 올바른 교육관이냐”고 따졌다.

A 군은 “수업 시간에 월드컵을 시청한 일부 학생이 아닌 우리가 존경하는 선생님들을 향한 이러한 처사에 저를 비롯한 경북일고 전교생은 끓어오르는 울화통을 감출 수 없다”라며, 문제 된 교사 색출 중단과 함께 교사와 학생을 향한 사과를 요구했다.

끝으로 “학교는 말로만 외치는 교훈이 아닌 진정한 교육의 본질을 되찾으라”라고 엄중한 경고까지 날린 뒤 “학생들은 부당함 앞에서도 선생님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라고 덧붙였다.

이 학교 일부 교사들은 지난 12일 한국과 체코의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를 틀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문 내용이 논란이 되자 학교 측은 ‘색출’이 아닌 수업시간이 소란스러워 자제를 시킨 것 뿐이라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앞으로 수업시간 중 월드컵 경기는 시청하지 않는 쪽으로 중의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교 관계자는 16일 문화일보에 “각 학년부장 등과 의논한 결과 오는 25일부터 중간고사 시험이 시작돼 수업시간에는 시청을 할 상황이 안되고 또 시청하지 않은 것으로 의견을 모아 학생들에게 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의견은 전부 확인하지 못했지만 공부에 신경을 많이 쓰는 학생들이 있어서 금지하는 쪽으로 진행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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