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후 데뷔하는 워시의 ‘입’, 얼마나 열릴까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오는 1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후 갖는 기자회견에서 시장과 얼마나 활발히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UPI]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의장으로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데뷔’를 앞둔 가운데, 기준금리 결정 이후 진행되는 기자회견에서 얼마나 시장과 활발히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수십년간 연준이 통화정책에 대해 시장과 공개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 믿어왔지만, 워시 의장은 오는 17일 기자회견부터 ‘말은 너무 많이 하지 말고 생각을 많이 하라’는 본인의 지론을 보여줄 것이라 보도했다.

워시 의장은 평소 연준이 시장과 너무 많은 소통을 하면 향후 통화정책을 펴는데 어려움이 가중된다고 주장해 왔다. 연준이 시장에 내보였던 신호들이 족쇄가 돼, 통화정책을 제대로 수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적극적인 소통 기조를 내세우면서, 시장과 활발하게 소통해 왔다. 당시 경기 침체 극복을 위해 버냉키 의장은 ‘헬리콥터 머니’라 할 정도로 파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폈고, 이에 시장에 안정적인 신호를 주기 위해 연준의 정책 결정 배경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시장과의 소통을 늘려왔다.

당시 연준 이사였던 워시는 연준이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채권을 매입하는 것을 비판하며, 2011년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사임했다. 워시는 2021~2022년 물가가 급등한 시기에 연준이 잘못된 예측을 한 것도 연준이 지나치게 시장에 통화정책에 대한 신호를 주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근거로 들고 있다. 당시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인 현상이라 말했는데 이 예측이 틀렸고, 뒤늦게 연준이 금리를 급격히 올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워시는 연준이 예측성 발언을 하고 나면, 상황이 달라졌음에도 기존 예측에 근거한 기조를 유지하느라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다고 지적해 왔다.

WSJ은 그동안 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 발표 이후 점도표를 공개해 왔던 관행도 없앨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FOMC 회의가 끝나면 의장이 나서 기자회견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설명하고, 위원들이 향후 미래 시점에 금리가 어느 수준에 있을지를 예상한 점도표를 공개해 왔다. 이 역시 버냉키 전 의장이 외부에 공개하자고 제안한 것이었다.

버냉키 전 의장은 2003년 “모호함은 나름의 용도가 있지만, 주로 포커처럼 비협력적인 게임에서나 쓰인다”며 “통화정책은 협력적인 게임으로, 핵심은 금융 시장을 우리 편으로 만들고 그들이 우리 대신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점도표를 공개해야 한다는 자신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비해 워시 의장은 연준과 관련한 인사들이 외부에 자신의 관점을 내비치거나 언론에서 통화 정책과 관련해 비중 있는 보도를 하는 것조차도 부정적으로 보는 입장이다. 워시 의장은 지난해 스테이트 스트리트 콘퍼런스 연설에서도 “잘하지 못하는 일은 덜 해야 한다”며 “내 예측도 완벽하지 않을 테니, 굳이 제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연준 의장이 된다면 예측을 시장에 내비치지 않겠다는 점을 시사한 발언이다.

연준과 관련한 기사에 대해서도 그는 2015년부터 중앙은행 총재들은 신문 1면에 나오려 하지 말고 ‘경제 B12면(별지 뒷면)’ 정도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해에도 금리 관련 기사는 아주 간결하게 6문장 정도로만 쓰면 된다고 주장했다. 금리를 인하했거나, 동결했거나, 인상했다는 둥 결정 내용만 언급하고 이에 따른 시장의 분석이나 전망은 언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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