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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현수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이 16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종이의날’을 맞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지연합회] |
국민 92.9% “종이는 재생 가능한 친환경 자원”
담합 제재엔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되는 일”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최현수 한국제지연합회 회장은 16일 “제지산업은 익숙한 산업이지만 결코 낡은 산업이 아니다”며 “AI 기반 스마트 공정 도입과 자원순환 중심의 친환경 경쟁력 강화를 통해 구조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0회 종이의 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제지산업의 현황과 미래 경쟁력 확보 방안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종이의 날은 우리나라 최초로 기계식 종이를 생산한 1902년 6월 16일을 기념해 제정됐다.
최 회장은 제지산업을 포장과 물류, 자원순환 체계를 뒷받침하는 국가 기간 제조업으로 규정했다. 그는 “국내 제지산업은 연간 생산액 27조원, 고용인원 6만명 규모의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전체 생산량의 약 24%를 수출하는 대표적인 수출 산업”이라고 말했다.
한국제지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종이 생산량은 세계 8위, 1인당 종이 소비량은 세계 6위 수준이다. 최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해상 운임 상승, 원자재 가격 변동, 에너지 비용 증가, 국내외 경기 둔화, 내수 수요 감소, 일부 지종의 공급 과잉, 저가 수입 제품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에너지 비용 부담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제지산업은 전력과 연료 사용 비중이 높은 대표적인 장치산업”이라며 “에너지 비용 상승은 기업의 수익성과 투자 여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최 회장은 위기 대응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AI 기반 스마트 제조를 제시했다. AI와 데이터 기반의 공정 효율화, 스마트팩토리 고도화, 에너지 사용 최적화를 통해 원가 경쟁력 확보와 탄소 감축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제는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 품질 안정성과 친환경성을 기반으로 차별화해야 한다”며 “고부가가치 특수지와 친환경 포장재, 위생용품은 물론 기능성 코팅 소재와 바이오 기반 신소재 등 미래 성장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과 기술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 전환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최 회장은 “종이는 포장재와 위생용지, 산업용지, 기능성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범위를 넓혀가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며 “이커머스 성장과 플라스틱 사용 규제 강화, 탄소중립 정책 확산은 종이 기반 소재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제지연합회가 공개한 ‘종이에 대한 대국민 인식 변화 조사’ 결과도 업계의 친환경 전환 필요성을 뒷받침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92.9%는 “종이는 재생 가능한 친환경 자원”이라고 답했다. 응답자의 87.8%는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고 종이 등 친환경 대체 소재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종이 소재 확대가 가장 시급한 분야로는 택배 포장재가 60.4%, 유통 포장재가 59.8%로 꼽혔다. 온라인 소비 확대와 함께 포장 폐기물 문제가 커지면서 종이 기반 친환경 포장재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종이의 친환경성에 대한 인식과 산업 구조에 대한 이해 사이에는 격차가 있었다. 국내 종이 생산이 조림지 관리와 재활용 시스템을 통해 자원이 순환되는 구조라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는 응답자는 7%대에 그쳤다. 제지업계는 산림 훼손에 대한 오해를 줄이고 위생용품 원산지 표시 투명성 강화 등을 통해 소비자 신뢰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정부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주문도 나왔다. 최 회장은 종이 빨대 사례를 언급하며 “플라스틱 규제로 기업들이 종이 빨대 설비 투자와 사업 확대에 나섰지만 이후 환경 분석 결과가 바뀌면서 시장이 급변했고 일부 기업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이런 사례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회수·선별 인프라 고도화와 저탄소 설비 투자에는 금융·제도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수출 전략에 대해서는 아시아 중심 시장에서 벗어나 북미와 유럽으로 시장을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수출 확대 역시 물량 경쟁에서 벗어나 품질과 환경 기준, 기능성, 공급 안정성을 함께 제시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친환경 기준이 강화되고 있는 북미와 유럽 시장으로 진출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제지 6개사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가격 담합 제재와 관련해서는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면서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예방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