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열려도… 韓선박 탈출 곳곳 암초

기뢰 안전 확보·통행료 협상 미지수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로가 열릴 전망이지만 석 달 반가량 발이 묶여 있던 우리 선박 24척이 곧바로 빠져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분석이 나온다. 이란이 주요 항로 곳곳에 설치한 기뢰가 여전히 남아있는데다, 이란의 통항 수수료(fee) 징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우선 호르무즈 자유 통항을 위한 국제사회 논의 참여를 검토하는 동시에 미국과 이란 양국이 서명할 양해각서(MOU) 문구 내용을 세심히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

16일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관련 국제사회 논의 참여가 우리 선박의 안전 운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를 두고 “그런 외교적 노력은 당연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미국이 제안한 다국적연합체 ‘해양자유연합’(Maritime Freedom Construct·MFC)과 종전 이후를 전제로 한 영국·프랑스 주도의 다국적군 구상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 당국자는 “사실 해협 상황이 불투명하다”며 “기뢰 문제가 있어 과연 안전한 통로가 어디가 될 것이냐에 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선박들은 통상 해협의 중간 통로를 이용해 왔는데 중동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해당 항로에 기뢰를 설치해 안전 확보가 과제로 떠오른 형편이다. 이에 전쟁 중 이란 정부가 제안한 이란 인근 북쪽 항로나, 오만 근처의 남쪽 항로를 이용할 수 있을지 세부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미국, 이란 등 관련국과 소통하며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를 점검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양국이 합의한 ‘60일 조건부 휴전’ 이후 미국이 이란의 통행 수수료 징수권을 인정했다는 주장이 나와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발언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toll-free) 개방을 전적으로 승인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결국 오는 19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 간 확정된 MOU 문구를 확인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행료(toll)는 없지만 해협을 관리하는 이란에 수수료(fee)를 내는 체제로 갈지, 자유 해협 체제로 갈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편 전날 이재명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타결과 관련 “국제사회가 오랫동안 기대해 온 사태 해결을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글로벌 에너지 수급이 안정화되고 그간 호르무즈 해협 항행에 제약받아온 우리 선박과 선원들을 포함한 모든 선박이 조속히 안전한 운항을 재개할 수 있길 바란다”며 “협상 타결을 끌어낸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협상 당사국 및 관련국들의 외교적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호르무즈 해협이 단기간 내 개방이 될지는 좀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일단 환영할만한 일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문혜현 기자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