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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전쟁이 끝나고 유가가 하락해도 소비 개선, 임금 상승 등으로 물가가 쉽게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17일 전망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앞으로 물가는 상당 기간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연합] |
중기 대출 680조…건설침체·소비둔화·고환율 겹부담
“북미 시장 금리 인상, 고가 내구재 수출에 수요 타격”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전쟁 인플레이션이 글로벌 금리 인상 압박으로 이어지면서 국내 중견·중소기업 경영 환경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중기의 국내 시중은행 대출잔액은 600조원을 넘는데, 가뜩이나 경기침체 상황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고환율·원재료비 문제 현안에 금리까지 상승할 경우 기초체력이 약한 중기부터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김희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소상공인들은 가뜩이나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것을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 부담까지 늘어나면 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과 환율 문제까지 겹쳐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당국의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우려 되는 지점은 중기의 차입 부담이다.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개인사업자 대출 포함)은 지난 3월 말 기준 680조원 규모로 지난해 말보다 6조원이 넘게 늘었다. 현재보다 금리가 0.25%포인트만 올라도 이자 부담이 크게 커지게 되는 구조다. 특히 중기는 대기업보다 은행 대출 의존도가 높고, 회사채 등 직접금융 접근성은 낮아 업황이 나빠질 때 매출 감소와 금융비용 증가가 동시에 나타난다. 이미(3월말 기준) 국내은행 중기 대출 연체율은 0.81%로, 대기업 연체율(0.22%)보다 높다.
중소기업 현장의 체감경기는 수개월째 좋지 않은 상황이다. 중기중앙회가 6월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에서 제조업 업황전망은 전월보다 1.2포인트 하락한 91.6, 비제조업은 3.9포인트 떨어진 89.2로 집계됐다. 건설업과 서비스업도 각각 87.9, 89.5로 전월보다 나빠졌다. 내수판매전망과 영업이익전망, 자금사정전망도 모두 하락했다.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는 수출 중기에도 부담이다. 중견기업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수요가 줄어든다. 고가의 내구재 구매는 대부분 대출을 일으켜 사게 되는데, 금리가 높아지면 소비자가 치러야 하는 금융비용이 커지고 이러면 수요가 줄어들 유인이 커진다”며 “국내 회사 입장에서 보면 차입이 계속 이뤄져야 하는데 금리가 상승하면 경영 압박 요인이 커지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페인트 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올라가면 차입이 있는 기업들은 모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며 “0.25%포인트는 숫자로 보면 크지 않아 보여도 영업이익률이 높지 않은 업종에서는 금융비용이 이익을 갉아먹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원재료비 인상분을 판매단가에 모두 반영하기도 어렵다”며 “6개월 단위 계약이 많은 업종에서는 최근처럼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이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중견기업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중견기업연합회 조사에서 중견기업의 주요 자금 조달 경로는 시중은행이 53.6%로 가장 많았다. 시중은행을 활용하는 중견기업의 가장 큰 애로는 높은 금리로, 응답 비중은 49.9%에 달했다. 자금 사정이 악화됐다고 답한 중견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매출 부진과 이자비용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제지, 목재, 건자재, 레미콘, 가구 등 전통 제조업은 원재료비와 에너지 비용 부담이 큰 데다 업황 회복 속도도 더디다. 금리 인상은 이들 업종의 투자와 고용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규 설비투자나 공장 증설 계획이 뒤로 밀리고, 기존 차입금 만기 연장 과정에서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하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0.25%포인트 인상 자체보다 문제는 고금리 기간이 얼마나 길어지느냐다”며 “매출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와 환율, 원재료비 부담이 동시에 이어지면 버틸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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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별관에서 열린 2026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