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4구역 ‘신구 권력 충돌’에 실무 공무원 ‘곤혹’[서울N]

유찬종 당선인 “인허 할 경우 감사”
정문헌 구청장 “인허가 하겠다”
“담당 공무원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한 상황”


종묘와 인근 세운 4구역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세운4구역 재개발 사업을 놓고 현직 구청장과 당선인이 맞서면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 공무원이 난처한 상황이 됐다.

헤럴드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세운4구역 재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종로구 도시재생국 도시개발과는 당초 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 결재안을 올렸다가 회수했다. 지난 15일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유찬종 당선인이 세운4구역 사업을 인가할 경우 담당 공무원에 대한 감사와 책임 추궁을 검토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강조했기 때문이다.

유 당선인이 인수위에 “취임 전까지 모든 인허가 절차를 중단하고 인허가를 강행할 경우 감사할 것”이라고 밝힌 사실이 본지 보도([단독] “인허가 말라” 구청장 바뀐 종로구, 세운4구역 개발 ‘제동’ )로 알려진 뒤, 국민의힘 소속인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인허가를 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매체에 밝혔다. 현재 도시개발과 내 일부 직원들은 병가를 낸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세운4구역 인허가는 팀장-과장-국장 전결의 결재 계통을 밟게 돼 있었다. 전결은 조직에서 직무 권한을 위임받은 자가 상급자의 최종 승인을 거치지 않고 독자적으로 안건을 최종 결정하는 것이다. 현재 도시재생국장 부재로 인허가 결재는 국장 대리를 맡고 있는 도시개발과장 전결이다.

이후 정 청장은 유 당선인의 발언이 알려진 뒤 “본인이 최종 책임을 지겠다”며 팀장-과장-청장 결재 계통을 밟으라고 지시 한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 당선인이 실무 직원들에게 ‘책임 추궁’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실무 직원들은 압박을 받는 상황이 됐다. 이런 이유로 아직 세운 4구역 인허가의 경우 실무 담당자의 결재도 나지 않고 있다.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담당 공무원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만 말했다.

세운4구역은 노후화가 심하지만 사업성 부족으로 재개발에 속도가 붙지 않았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세운4구역 고도 제한을 종로변은 55m에서 98.7m로, 청계천변은 71.9m에서 141.9m로 대폭 완화했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종묘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훼손된다는 이유로 사업에 반대하며 서울시·종로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세계유산영향평가(HIA)를 받은 뒤 사업을 진행하라고 이행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서울시는 영향평가를 받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 사실상 사업 진행이 어려워진다며 난색을 보여왔다.

서울시는 이달 5일 건축물 안전영향평가 확정 심의를 열어 세운4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에 대한 건축물 안전영향평가를 의결했다. 현재 행정 절차로는 종로구의 사업시행계획 변경 인가만 남겨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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