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잔여 지분 처리 가능성 부상
아틀라스 양산·공장 투입 앞두고 지배력 강화
로봇 투자 넘어 ‘피지컬 AI’ 상용화 단계 진입
추가 증자 및 IPO 준비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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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가 라보나킥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 유튜브 갈무리] |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로봇 전문 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BD)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강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룹의 피지컬 인공지능(AI) 전략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단순한 지분 투자를 넘어 휴머노이드 로봇을 실제 제조 현장에 투입하는 단계로 진화, 각 계열사 간 시너지와 수익을 창출하는 피지컬 AI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은 이달 말부터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9.9% 인수 가능성과 기업공개(IPO) 일정 등을 순차적으로 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는 HMG글로벌을 통해 보스턴다이나믹스를 간접 보유하고 있어 지분 인수 자체가 각사 이사회 의결 대상은 아니다. 이에 따라 관련 논의는 의결이 아닌 보고 형식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1일부터 30일 동안 보스턴다이나믹스 잔여 지분을 현대차그룹 측에 팔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풋옵션은 소프트뱅크가 정해진 조건에 따라 “내 지분을 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다만 아직 현대차그룹 측에 관련 의사를 공식적으로 전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기간 안에 소프트뱅크가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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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 구조 |
소프트뱅크가 풋옵션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현대차그룹 측에는 다음 선택지가 남아 있다. 풋옵션 행사 기간이 끝난 뒤 30일 동안 현대차그룹 측이 반대로 “우리가 사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주 간 계약에 따르면 소프트뱅크의 풋옵션 행사는 2021년 6월 21일부터 5년이 지난 시점부터 30일 이내 가능하다. 이 기간까지 보스턴다이나믹스의 기업공개(IPO)가 완료되지 않을 경우 소프트뱅크는 보유 지분 전부를 현대차그룹 측에 매각할 수 있다. 풋옵션 행사 금액은 3억달러(46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소프트뱅크가 이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풋옵션 기간 종료 직후부터 30일 동안 기존 주주들이 소프트뱅크 보유 주식 전부에 대해 매도를 요구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측이 콜옵션을 행사하면 소프트뱅크는 계약상 지분을 넘겨야 하는 구조다. 옵션이 행사될 경우 거래는 행사 통지일로부터 90일 이내에 마무리돼야 한다.
이러한 계약 구조 때문에 시장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는 수순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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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개발 로드맵 |
현대차그룹에 지분율 확대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중심으로 한 로봇 사업의 실행력 제고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분 구조 변화가 현대차그룹 로봇 전략의 속도전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은 현대차그룹이 피지컬 AI 플랫폼 기업으로 재평가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다만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아틀라스의 실제 작업 데이터와 외부 고객 확보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지분 구조가 정리될 경우 휴머노이드 개발과 양산, 외부 협력, 공장 투입 등 주요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핵심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기존 전동식 아틀라스를 앞세워 산업 현장 적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아틀라스는 올해 말부터 초기 고객을 대상으로 파일럿 공급에 들어가고, 2028년 이후 현대차그룹 생산 현장 투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030년 전후로는 조립, 물류, 고위험·고중량 작업 등으로 역할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공장과 부품 생산망, 물류 시스템을 동시에 보유한 현대차그룹은 피지컬 AI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와 AI 모델, 방대한 현장 데이터와 검증 환경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그룹 내부 시너지 역시 주목된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휴머노이드 양산 단계로 넘어갈 경우 액추에이터, 전장부품, 배터리, 센서 등 그룹 내 부품 계열사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기존 자동차 부품 사업을 넘어 로봇 핵심 부품 공급망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아울러 테슬라, 피겨AI, 앱트로닉 등 글로벌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구글 딥마인드, 엔비디아 옴니버스 등 빅테크와의 협력 여부도 관심사다.
다만 소프트뱅크 잔여 지분 인수와 별개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추가 자금 조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소프트뱅크 지분 인수는 기존 주주 간 거래인 만큼 해당 자금이 보스턴다이나믹스에 직접 유입되는 구조가 아니다.
소프트뱅크 잔여 지분을 현대차그룹 측이 모두 인수하더라도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지분 구조가 곧바로 고정되는 것은 아니다.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과 연구개발 확대에 필요한 자금 수요가 커지면서 IPO 이전 추가 유상증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남아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구글 등 외부 전략적 투자자(SI)가 참여할 경우 현대차그룹과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은 다시 희석될 수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올해 말 기준 기존 유상증자 자금 1조3000억원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며, IPO 이전 2~3회의 유상증자가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대차그룹과 정의선 회장은 지분 희석을 고려하더라도 구글 등을 포함한 외부 SI 영입을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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