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저히 상당성 잃은 것이라 단정하기 어려워”
대법 “위법성 조각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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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연합] |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에 대한 ‘불법 가상자산 거래 의혹’을 제기했던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2심이 다시 열리게 됐다.
대법원은 장 전 최고위원이 김 의원에게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2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의혹을 제기했던 장 전 최고위원의 발언과 글은 고위공직자를 감시하는 차원의 내용이고 정치적 주장에 불과해 명예훼손의 위법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김 의원이 장 전 최고위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25일 장 전 최고위원이 김 의원에게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고(장 전 최고위원)의 이 사건 글 및 발언이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워 위법성 조각(阻却) 사유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며 “원고(김 의원)는 제21대 국회의원으로서 공적 인물인 고위공직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글과 발언은 정치인인 피고가 공공의 이해와 관련된 사항인 원고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정치적 주장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일부 단정적인 표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접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정치공세로 치부할 뿐 그 주장을 표현 그대로 객관적인 진실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2023년 5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 “김 의원의 코인 중독은 치료가 필요한 수준으로 보인다”며 “이런 인물을 최측근으로 두고 코인 시세 조작에 가담한 이재명 (당시) 대표도 정치적 책임을 지시라”고 적었다.
장 전 최고위원은 또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인터뷰에서는 김 의원을 겨냥해 “저는 이 범죄자에게 언제까지 세비를 지급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업계 관계자들마저도 ‘상장 내부정보를 김 의원이 알았을 것으로 유추된다’, ‘자금세탁 가능성이 보이는 거래 양태’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김 의원은 장 전 최고위원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같은 해 9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장 전 최고위원이 자신에게 5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발언의 위법성을 일부 인정해 장 전 최고위원에게 3000만원의 위자료를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정당한 정치활동이 가질 수 있는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나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2심은 1심보다 적은 금액인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장 전 최고위원)가 이 사건 글을 SNS에 게시하고 라디오에서 이 사건 발언을 한 것은 원고(김 의원)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이로써 원고가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했다.
2심 재판부는 다만 “실제로 피고는 당시 방송에서 이 사건 발언에 이어 원고에게 각종 의혹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을 요구하는 발언을 하였는데, 이는 명예훼손적 표현으로 인정된 ‘범죄자’, ‘내부정보 이용’, ‘자금세탁’ 등의 사실 적시성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유권자인 국민들을 상대로 공직자로서의 적격성에 대한 판단 자료를 제공하라는 것으로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정당의 정치적 주장 및 공직자의 도덕성·청렴성이나 그 업무처리가 정당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여부에 대한 감시와 비판에 대해서는, 표현행위가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 한 쉽게 명예훼손의 위법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며 이날 판결의 의의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