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서 “AI 활용범위 노사 함께 정해야” 주장
노조 협력사 자동화 평가에 위원회 신설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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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 한국사업장의 노동조합이 임금·단체협상에서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는 모습. [금속노조 제공]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 노동조합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인공지능(AI) 도입에 제동을 건 것으로 확인됐다. 생산현장뿐만 아니라 사무직에서 활용되고 있는 ‘AI 에이전트’의 활용 방안을 노사 협의로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완성차 업계 전반으로 자동화 및 생산성 제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이번 노조의 반대로 AI 도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노동계 및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GM 한국사업장 노조는 최근 임금·단체 협상에서 사무업무에 활용 중인 AI 에이전트 ‘글린’에 대해 활용 범위를 노사 협의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AI가 노동자 평가, 생산성 분석, 정보 수집 등에 활용될 경우 인권침해와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AI 도입 및 활용 과정에서 노사 간 사전 설명과 협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글린은 기업용 AI 플랫폼으로 구글 드라이브·G메일·슬랙 등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하나로 묶고, 이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가 기능하도록 하는 설루션이다. 글린을 통해 구축한 AI 에이전트는 질문에 답변하는 수준을 넘어 업무 자체를 자동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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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 한국사업장 창원공장에서 설명을 듣고 있는 헥터 비자레알(왼쪽) 사장과 아시프 카트리(가운데) GM 해외사업부문 생산 총괄 부사장 [GM 한국사업장 제공] |
회사 측은 현재 AI 에이전트 사용이 사내정보 검색 등 사무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에 그친다고 밝혔다. 작년 미국 본사 방침에 따라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해 글린을 도입했으며, 현재까지 생산 인력 대체를 위한 AI 활용 계획은 없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협력사에 대한 자동화 요구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최근 GM 한국사업장은 1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자동화 성숙도 지수(OAMI)’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OAMI는 생산 자동화 수준을 표현하는 GM의 글로벌 지표로, 중장기적으로 AI 기반 자율 공정 운영을 목표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다음 차종의 개발부터 협력사 평가에 활용될 전망이다.
노조는 이에 대해 ‘공급망 지속가능 위원회’를 신설해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한국GM 노사와 협력사 노사, 지자체, 소비자까지 참여해 연 2회 공급망 관련 쟁점을 다루자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전국금속노동조합의 ‘AI 가이드라인’이 실제 투쟁까지 연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GM지부가 소속된 금속노조는 회사가 작업공정 및 인사 관리에 AI를 도입할 경우 노조에 이를 사전에 통보하고, 고용 및 노동조건에 미치는 영향을 노사 합동으로 사전 평가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통 요구안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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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 한국사업장의 창원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 모습. [GM 한국사업장 제공] |
노조가 AI 도입에 제동을 걸면서 일각에서는 한국GM의 생산성 혁신 역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GM 한국사업장은 지난해 말부터 총 8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생산 설비 현대화에 나서고 있다. 이번 글린 AI 에이전트 도입 및 OAMI 적용 역시 업무 혁신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수단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임금 인상, 물가 상승 등이 이어지면서 다른 생산기지 대비 한국의 생산 비용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외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노조 반대로 자동화에 뒤처질 경우 한국 생산기지의 입지가 약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