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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수준에 맞먹는 1484.6원으로 집계됐다. 이란전쟁에 이어 외국인 국내 주식 순매도, 미국 금리 인상 우려 등 연이은 악재가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긴 결과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환율이 어느 정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그 시점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평균 원/달러 환율(주간 종가 기준)은 1484.6원으로 집계됐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상반기(1493.1원) 이후로 역대 최고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1351.1원)보다도 133.5원 높다.
환율은 연초 ‘서학개미’의 미국주식 투자 열풍이 다소 잠잠해지면서 2월까지 떨어졌지만, 3월 이란전쟁발(發) 고유가의 직격탄을 맞으며 1492.5원까지 뛰었다. 4월에는 다시 소폭 떨어졌지만 이후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팔자’ 행렬에 5월에는 1491.3원까지 튀었고, 6월에는 미국 금리 인상 우려까지 겹치면서 1527.9원까지 찍었다. 6월 평균 환율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월(1701.5원)·2월(1626.8원) 이후 역대 세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주간 거래 종가는 연이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30일에는 1550원 턱밑인 1549.4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치며 2009년 3월 9일(1549원) 기록도 처음으로 넘어섰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네 차례 동결하면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근거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FOMC에서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금리 예측치의 중간값은 3.8%로 나타났다. 연내 한 차례 정도 인상이 참여자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환율에는 환율이 어느 정도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하락 속도에 대해서는 온도차를 보였다.
일부 전문가는 단기적으로는 상방 압력을 받다가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차츰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오재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달러 강세, 외국인 증권 매도 등으로 원/달러 환율의 상단은 1580원으로 추가 상방이 예상된다”면서도 “연말로 갈수록 펀더멘털(기초요건)을 반영해 1400원대로 하락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환율의 레벨과 방향을 결정할 핵심 드라이버는 달러화”라며 “큰 틀에서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후퇴하고,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진정되면서 달러인데스는 점진적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약달러 변곡점이 뚜렷하게 형성되기 전까지는 대내적인 수급 부담이 지속되며 1500원대 흐름이 불가피하다“며 “전고점 1560원을 돌파할 경우에는 마땅한 저항성을 특정하기 어려운 만큼 1600원까지는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 환율은 단기 상방 위험이 남아있지만 중장기 경로는 완만하게 하락할 것”이라며 “외국인 순매도와 연준의 불확실성은 3분기까지 1500원 내외 고환율 압력을 유지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 리스크 완화와 반도체 수출 개선은 4분기 이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금리차·무역수지·수급개선이 맞물리며 1450원 안팎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부터 바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진욱 씨티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2026년 하반기 환율 전망과 산업별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원/달러 환율은 향후 3개월간 1480원 안팎을 나타내고 6∼12개월 사이에는 1450원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수출 확대, 국내 투자자의 국내 주식 투자 증가, 경상수지 흑자 지속 가능성 등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레이엄 앰브로즈 골드만삭스 상무이사도 최근 비공개 보고서<본지 6월 29일자 4면 기사 참고>를 통해 “현재 원화는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돼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분기 말 1460원대, 연말 1440원대 환율을 전망했다. 보고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이 국내 투자와 세수용 원화를 대규모로 환전하는 것이 환율을 끌어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연금의 환헤지 비중 확대 등도 원화 약세를 개선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벼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