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울세라핌은 굳세라핌’ 채널 캡처 |
[헤럴드경제=신동윤·서경원 기자] 하이브의 대표 걸그룹 중 하나인 르세라핌이 일본 진출 첫 해부터 기록을 세웠다. 일본 신인 수입랭킹 1위를 차지하면서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이브 주가는 4개월 만에 25만원 대에 진입하며 강세를 보였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종가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하이브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78%(1만1500원) 오른 25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하이브 주가가 종가 기준 25만원 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 12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전 거래일 종가(24만500원) 대비 0.83% 오른 24만2500원으로 장을 시작한 하이브 주가는 장 초반 25만7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이브 주가가 이날 우상향 곡선을 그린 것은 같은 날 발표된 일본 ‘오리콘 연간 랭킹 2023’에서 르세라핌이 집계 기간 내 21억2000만엔(약 19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신인 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인 여성 그룹이 매출액 20억엔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20년 만에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컸다.
르세라핌 [하이브] |
1969년 개설된 ‘신인 랭킹’은 싱글과 앨범, 스트리밍, 뮤직 DVD 등의 판매 금액을 합산해 순위를 정한다.
르세라핌의 매출액 중 부문별 비율은 스트리밍(49%), 싱글(31%), 앨범(18%), 다운로드(2%) 순으로, 음원과 음반이 고르게 사랑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발매된 일본 데뷔 싱글 ‘FEARLESS’는 역대 K-팝(POP) 걸그룹이 세운 일본 데뷔 음반 초동(발매일 기준 일주일 음반 판매량) 1위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르세라핌은 이 같은 인기를 토대로 일본 연말 특집방송인 NHK ‘홍백가합전’에 출연하기도 했다.
일본 NHK 방송 ‘홍백가합전’에 출연한 르세라핌의 모습. [유튜브 'NHK MUSIC' 채널 캡처] |
증권가에선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의 잇따른 군입대 소식에도 불구하고 하이브가 르세라핌을 비롯해 뉴진스 등 다른 아이돌 그룹들의 활약 등으로 인해 견조한 실적을 올릴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28일 하이브의 음반·음원 호실적 등이 예상된다며 4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수진 연구원은 “올해 4분기 하이브의 영업이익은 929억원으로 3분기 대비 28% 증가해 컨센서스(890억원)를 상회할 것”이라며 “4분기 컴백한 세븐틴, 정국 등의 앨범 판매 증가와 콘서트 관련 MD(굿즈) 판매 호조에 더해 BTS 관련 다큐멘터리 8회분이 실적에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BTS가 입대 전 팬들과의 소통에서 공백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준비해 놓은 계획을 언급한 가운데 최근 입대한 멤버가 솔로 음반을 2회 발매하고 6월 제대 예정인 진이 솔로 음반을 1회 발매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음반 부문 실적은 우려와 달리 BTS 공백기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여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는다”고 덧붙였다.
[연합] |
그러면서 작년 하이브의 영업이익은 2990억원으로 지난해(2370억원) 대비 26% 증가하고, 올해 영업이익(3550억원)도 지난해보다 18%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하이브에 대한 투자 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33만원을 유지했다.
한편, 국내 주요 문화·콘텐츠 관련 주식 종목에서 주식 재산이 100억원을 넘는 개인 주주가 총 34명인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압도적 1위는 방 의장이었다.
지난달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상장사 중 영화, 음반, 드라마, 웹툰, 웹소설 등 분야에서 문화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유통하는 기업의 개인 주주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주식 평가액은 지난달12일 보통주 종가(우선주 제외) 기준이며, 1개 종목에서 보유한 주식만 대상으로 했다. 게임, 캐릭터, 오락, 여행 등 관련 종목은 조사에서 제외했다.
최근 파악된 이들 34명의 전체 주식 재산 규모는 4조6748억원에 달했다. 1위는 방 의장으로, 보유 주식평가액이 전체의 65.8%를 차지해 압도적 비중을 보였다. 방 의장이 보유한 하이브 주식은 1315만1394주이며 금액은 3조774억원으로 평가됐다. 주식 평가액은 작년 2월 10일 기준 2조5684억원에서 10개월 사이 5090억원가량 늘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모습. [연합] |
방 의장의 주식 재산은 작년 3월 말 2조4842억원까지 하락했다가 6월 말까지 다시 상승해 3조7021억원까지 올랐고, 이어 7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하락해 2조원대로 떨어졌다가 이달 다시 3조원대를 회복했다. 방 의장을 포함해 하이브 주식을 보유한 개인 주주 중 주식 재산 100억원이 넘는 이들은 12명이었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7명의 하이브 주식 평가액도 각각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됐다. BTS 멤버들은 최근 하이브 최대주주인 방 의장과 특별관계가 해소돼 주식 변동에 따른 공시 의무가 사라졌다. 다만 하이브는 이와 관련해 “지분 매도 또는 변동과는 관련이 없다”는 설명을 내놨고, 이에 따라 기존 주식을 그대로 보유했다는 전제하에 조사가 이뤄졌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민윤기(슈가)·박지민(지민)·김태형(뷔)·전정국(정국)의 개인별 주식 평가액은 160억원을 웃돌았고, 정호석(제이홉)·김남준(RM)의 평가액은 각각 146억원과 135억원으로 조사됐다. 김석진(진)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122억원가량으로 추정됐다.
전체 ‘100억 클럽’ 중 주식평가액 2위는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5018억원), 3위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창업자(1685억원)로 1위인 방 의장과는 평가액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밖에 신현호 디앤씨미디어 대표(4위, 994억원), 박성찬 다날 회장(6위, 575억원), 김우택 뉴(NEW) 회장(8위, 456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