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업체인 플래닛랩스가 22일(현지시간) 촬영한 이란 이스파한 군사 기지의 모습. BBC는 지난 19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이스파한 군사 기지의 방공 시스템 일부가 훼손된 흔적이 위성사진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Planet Labs PBC via A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전 위험이 줄면서 국제 원유 시장이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0.29달러(0.35%) 하락한 배럴당 82.8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이달 들어 0.38%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는 11.20달러(15.63%) 상승했다.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 대비 0.29달러(0.33%) 하락한 배럴당 87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3월 27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국제유가의 하락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전 우려가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지난 19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대응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해 “공격도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 가까운 것이었고, 드론도 아니었다”고 평가절하하면서 “이스라엘이 우리의 이익에 맞서 새로운 모험주의를 하지 않는 한 우리는 새로운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갈등 고조에 핵원칙 재검토 가능성까지 언급했던 이란은 22일 핵무기 개발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뉴스에 따르면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핵원칙은 매우 분명하다. 우리는 국제기구와 핵확산금지조약(NPT)의 틀 안에서 평화로운 핵 프로그램을 계속할 것”이라며 “핵무기는 우리의 핵 원칙에 자리잡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이스라엘의 재보복을 받을 경우 핵원칙 재검토가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하며 경고한 지 나흘 만에 나온 공식 입장이다.
이스라엘은 당초 자국 영토를 공습한 이란을 상대로 더 광범위한 보복 공격을 계획했으나 확전을 우려한 미국 등 동맹국들의 압박으로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 3명을 인용해 지난 19일 새벽에 단행한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공격이 애초 이란 수도 테헤란 인근을 포함해 이란 전역을 공격하려던 계획보다 줄어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재충돌 위험이 약해지면서 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았다.
한편 미국은 이란산 원유에 대한 추가 제재에 나섰다.
미국 하원은 미국의 기존 제재 대상 이란산 석유를 고의로 취급하는 외국의 정유소나 항구, 선박 등을 제재하는 법안을 19일 가결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쟁 위험 감소와 추가적인 제재 조치로 유가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