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복권 두고 李 “여러 루트로 요청”…與 “부탁받은 바 없다”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사면심사위)가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 명단에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5월 영국에서 체류 중인 김 전 지사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 추도식 참석을 위해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광복절 복권과 관련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러 루트로 요청 드렸다”고 밝힌 데 대해 여권 고위관계자는 “부탁받은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권 관계자는 11일 이 전 대표가 김 지사에 대한 복권을 요청했다는 데 대해 “부탁받은 바 없다”며 “4월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에서도 전혀 거론된 바 없고, 요로를 통해서 부탁이 온 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2022년 12월 윤석열 정부의 신년 특별사면을 통해 김 전 지사의 5개월여의 잔여 형기 집행을 면제받았지만 복권되지는 않은 것은 “2024년 4월 총선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차원에서 복권을 분리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김 지사의 복권에 대해 전혀 반대 의견이 없었던 것은 2022년부터 사면·복권을 논의해왔던 과정에서 공감대가 있어왔고, “복권을 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개최되는 언저리에 절차적으로 예정돼 있으니 민주당에서 몇 명이 복권 얘기를 국민의힘에 얘기한 것은 맞는 것 같다”면서도 “그것이 전혀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이 전 대표가 전날(10일) 자신이 당대표 시절 윤 대통령에게 김 전 지사의 복권을 여러 루트로 요청했었다고 밝힌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김 전 지사의 복권은 이 전 대표나 야권의 요청에 의한 것이 아니라 2022년 12월 특별사면 당시 결정됐던 것으로, 시기의 문제였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오후 경기 부천체육관에서 열린 경기 지역 합동연설회 및 순회경선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지사 문제는 저희가 직간접적으로 여러 루트를 통해 복권 요청 드렸던 바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4월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 전 지사 복권 문제가 언급됐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아니다”라면서 “밝히기 부적절하다. 여러 루트로 요청드렸다”고 말했다.

한편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김 전 지사 복권과 관련해 “민주주의 파괴 범죄를 반성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정치를 하라고 복권해 주는 것에 공감하지 못할 국민이 많을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사면복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는 지난 8일 광복절 특사·복권 대상자를 심사했다. 야권 인사로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복권 명단에 올랐고, 여권에서는 박근혜 정부 인사인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이명박 정부 인사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 조현오 전 경찰청장 등이 사면·복권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광복절 특사·복권안은 오는 13일 국무회의에 상정돼 심의할 예정이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