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다시 줄어…‘킹달러’ 컴백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개월만에 감소 전환했다. 미국 달러 가치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환율 방어를 위한 달러 수요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외환보유액 감소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환보유액 통계에 따르면 10월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4156억9000만달러로 전달말 대비 42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은 7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9월까지 벌써 3개월 연속 늘어났으나, 10월 감소 전환했다.

한은 관계자는 “미달러화 강세에 따른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 환산액 감소 때문”이라고 밝혔다. 10월 중 미 달러화지수는 약 3.6% 상승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다.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하게 되면 이를 억제하기 위한 달러 매도 개입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시장에 달러를 팔아야 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 요인이 된다.

분기말 효과 소멸도 작용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등 각종 은행 규제 시점이 통상 분기말이기 때문이 이 기준을 지키기 위해 시중은행은 주로 분기말에 한국은행에 예금을 많이 예치하게 된다”며 “이 자금이 10월 빠져나가면서 외환보유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0월말 외환보유액은 유가증권 3732억5000만달러(89.8%), 예치금 184억2000만달러(4.4%),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150억5000만달러(3.6%), 금 47억9000만달러(1.2%), IMF포지션 41억8000만달러(1.0%)로 구성됐다. 9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1위는 중국으로 3조3164억달러를 보유했다. 이어 일본 1조2549억달러, 스위스 9504억달러, 인도 7058억달러, 러시아 6337억달러, 대만 5779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 4568억달러, 홍콩 4228억달러 순이었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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