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단일세포 유전자데이터 활용
대장암세포 정상세포 가역화 성공
국내 연구진이 대장암세포를 사멸시키지 않고 정상 세포로 전환하는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시행 중인 모든 항암치료는 암세포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경우 정상 세포까지 영향을 받는 등 부작용으로 한계가 있었다.
KAIST는 조광현(사진)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팀이 대장암세포를 죽이지 않고, 정상 대장세포와 유사한 상태로 되돌림으로써 부작용 없는 대장암 가역 치료를 위한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공정렬 KAIST 박사, 이춘경 박사과정 학생, 김훈민 박사과정 학생, 김주희 박사과정 학생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와일리에서 출간하는 국제저널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12월 11일자 온라인판 논문으로 출판됐다.
조 교수팀은 정상세포의 암화 과정에서 정상적인 세포 분화 궤적을 역행한다는 관찰 결과에 주목했다. 이를 기반으로 정상세포의 분화 궤적에 대한 유전자 네트워크의 디지털트윈(가상 시뮬레이션 모형)을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정상세포 분화를 유도하는 마스터 분자스위치를 탐색해 발굴한 뒤, 대장암세포에 적용했을 때 대장암세포의 상태가 정상화된다는 사실을 분자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가역화 하는 것이 우연한 발견이 아니라 암세포 유전자 네트워크의 디지털트윈을 제작 및 분석함으로 이뤄낸 원천기술 개발이고, 다양한 암종에 응용해 암 가역 치료제 개발이 가능함을 제시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는 게 KAIST 설명이다.
조광현 교수는 “암세포가 정상세포로 변환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현상”이라며 “이번 연구는 이를 체계적으로 유도해 낼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가역 치료 개념을 최초로 제시한 성과를 바탕으로, 정상세포의 분화 궤적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암 가역화 치료 타깃을 발굴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사업 및 기초연구실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바이오리버트로 기술이전 돼 실제 암 가역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예정이다. 고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