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관악 4인방 “매년 기대되는 공연”
내달 4일 관악5중주 ‘카르멘 모음곡’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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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를 찾은 프랑스 관악 4인방 로맹 기요(클라리넷), 올리비에 두아즈(오보에), 마티외 고시앙슬랭(플루트), 에르베 줄랭(호른).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제공] |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한국과는 저마다 길고 오랜 인연을 맺었다.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정명훈 지휘자가 이끄는 라디오프랑스필에서 인연을 맺은 오보이스트 올리비에 두아즈와 호르니스트 에르베 줄랭, 정 지휘자와 파리국립오페라오케스트라에서 인연을 맺은 클라리네티스트 로맹 기요까지.
기요는 “아내가 한국인이라, 내 이름은 한국식으로는 기요 로맹”이라며 “셋째 딸이 골프를 하는데 한국인 피가 섞여 잘 친다”며 웃었다. 아내와 기요는 2006년 자원봉사를 하다 처음 만났다.
많게는 12번, 이들은 해마다 봄이 되면 한국을 찾는다. 빡빡한 연주 일정 중에도 연초만 되면 일찌감치 마음의 준비를 한다.
“연말 연초가 되면 이번에도 연락이 오겠지 싶어 늘 1순위로 시간을 빼두고 있어요.” (로맹 기요)
실제로 로맹 기요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시작된 지난 2006년부터 참석, 올해로 12번째 한국행 티켓을 끊었다.
어느덧 성년이 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는 지난 20년간 연평균 14.5회, 56명, 총 403명의 연주자가 찾은, 한국 실내악의 산 역사다. 해마다 이색적인 프로그램과 수준 높은 연주 실력의 국내외 연주자들이 찾아오면서 ‘실내악 불모지’에 작은 음악들이 아름다움을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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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를 꾸준히 찾고 있는 프랑스 목관악기 연주자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제공] |
2014년 이 축제에 처음 찾은 에르베 줄랑은 올해가 9번째다. 그는 “축제를 이끄는 강동석 예술감독과 함께 공부하던 사이”라며 “다양한 연주 일정으로 거의 매년 한국에 오는데, 한국의 날씨, 사람들, 음식을 너무나 좋아한다. 한국은 나의 두 번째 나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매년 올 때마다 마지막일까 싶어 불안한데 매년 불러줘 감사하다”며 웃었다.
오보이스트 올리비에 두아즈도 올해가 9번째. 그는 “오랜 시간 함께 하며 연주자들과 친구가 되고, 한국 관객들과도 우정을 쌓게 돼 무척 좋다”며 “단언컨대 한국 관객이 전 세계 어느 관객과 비교해도 최고다. 무대 위 연주자에게 굉장한 힘을 주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클래식 본토’라 할 수 있는 유럽을 무대로 활동 중인 이들은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 출신에 최정상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님’ 연주자들이다. 기요는 “사실 대부분의 축제가 계속 연주자들이 바뀌는데 SSF에선 프랑스 단체 연주자들을 신실하게 대해줘 기쁜 마음으로 찾고 있다”고 했다. 특히 실내악과 다양한 연주자를 알리는 축제라는 점은 이들이 SSF를 잊지 않고 찾는 이유다. 기요는 “2006년만 해도 실내악이 대중적이지 않아 관객을 모으고 재원을 마련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강동석 감독이 실내악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축제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실내악은 섬세하고 개인적이며 내면의 감정을 다루는 음악이에요. 연주자들 사이에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과 서로의 음악을 들으며 조율하는 과정이 실내악의 핵심이죠. 실내악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면 오케스트라도 결국 제대로 할 수 없기에 클래식 음악에서도 기본이자 정수라 할 수 있어요. 이런 음악을 다양하게 연주하는 자리이니 당연히 와야죠.” (로맹 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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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목관악기 4인방 로맹 기요(클라리넷), 올리비에 두아즈(오보에), 마티외 고시앙슬랭(플루트), 에르베 줄랭(호른).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제공] |
2주 전 ‘대타’로 급히 투입, 올해로 처음 SSF를 찾은 마티외 고시앙슬랭까지 네 사람은 ‘프렌치 관악 4인방’이다. 고시앙슬랭은 6일간 무려 8곡을 연주하는 ‘강행군’을 소화하면서도 “(SSF의) 연주자들을 단단하게 이어주는 가족 같은 분위기가 정말 특별하다”고 했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20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모두의 노력’과 ‘모두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강동석 예술감독이 강조하는 ‘음악으로 우정을 쌓고, 실내악을 알리고 싶다’는 가치는 올곧은 방향성, 최저 수준의 출연료이지만 ‘음악’ 하나로 먼 길을 날아오는 연주자들, 20~30대에 함께 해 20년간 SSF의 산증인이 된 축제 스태프 등이 어우러지며 비로소 완성된다. 클래식 연주자들이 축제 때마다 찾아가는 서울 인사동 소재 O호텔은 고객의 요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일례로 거실의 모든 가구를 들어내고 피아노를 넣어 연주자들이 언제든 리허설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해마다 워낙 많은 연주자가 찾는 데다 프로그램도 많아 하루에도 공연을 앞두고 100개의 리허설이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올해는 총 69명의 연주자가 참여했다. 두아즈는 “하루에 서너 곡씩 연주자들과 총연습을 해야 하는데, 장소를 옮기지 않고 호텔 안에서 리허설도 하고 식사도 할 수 있어 편리하다”며 “연주자들이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굉장한 장점”이라고 했다.
네 명의 프렌치 관악 연주자들은 축제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속속 자리했다. 네 사람은 “관악과 현악이 어우러진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2주 동안 다양한 곡을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 연주자에겐 매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 모두가 함께하는 무대는 지난 20년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폐막공연이다. 비제의 ‘목관 5중주를 위한 카르멘 모음곡’을 연주한다. 데이빗 가터의 편곡 버전이다. 두아즈는 “모두가 재미있게 즐기며 들을 수 있는 곡이라 재미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