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쿠팡에 소상공인 “주문 뚝 끊겼다”…피해자 보상도 ‘난항’

중소상공인 비중 75%…매출 불안
장기화땐 피해눈덩이, 채널이동 우려
쿠팡, 유출인정 이어 보상 적극 검토
이용약관도 명시, 캐시·할인 등 가능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용자 탈퇴가 장기화할 경우 피해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도심 내 쿠팡 물류센터에 배송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연합]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쿠팡의 입점 소상공인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이번 유출 사태에 실망한 회원들이 쿠팡 이용을 중단하거나 탈퇴하면서, 매출 대부분을 쿠팡에 의지하는 소상공인의 타격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쿠팡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피해자 보상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피해 규모에 따라 보상 규모 역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상 시기와 방식 등이 관건이다.

▶4명 중 3명이 중소상공인…“매출 뚝” 호소 이어져=4일 업계에 따르면 한 대형 온라인 소상공인·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전날 “온라인 매출 중 70%를 쿠팡이 차지했었는데 개인정보 유출 여파로 주문이 30% 줄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거의 90%가 쿠팡인데 뚝 끊겼다”, “1~2일 광고비가 소진되지 않을 만큼 조회수가 급감했다” 등 공감하는 댓글이 달렸다. 다른 커뮤니티에도 “이렇게 주문 없는 건 10년 만에 처음”이란 글이 게시됐다.

앞서 쿠팡 회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유출 사태를 계기로 이용을 중단하거나, 와우멤버십 또는 쿠팡 자체를 탈퇴하는 이른바 ‘탈(脫)쿠팡’ 움직임이 일었다. 아파트 공동현관 비밀번호를 포함한 민감 정보가 유출되고, 정부가 2차 피해 가능성을 거듭 경고한 데 따른 것이다.

탈쿠팡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입점 소상공인들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지난 9월 쿠팡의 ‘2025 임팩트 리포트’에 따르면 쿠팡 입점 판매자 중 중·소상공인 비중은 75%에 달한다. 소상공인 파트너는 2023년 기준 약 23만명, 거래금액은 약 12조원이었다.

특히 쿠팡이 대부분 직매입 방식으로 판매하는 패션·화장품보다 상대적으로 구매 주기가 짧은 식료품이나 배달앱인 ‘쿠팡이츠’ 입점사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쿠팡에서 고객 이탈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어 입점 소상공인들이 이번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전에 쿠팡 측이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출’ 인정 이후 보상안 주목…약관에도 명시=쿠팡은 이번 사태를 ‘개인정보 유출’이라고 인정한 데 이어 ‘피해자 보상 검토’까지 꺼냈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피해자 보상 여부를 묻는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의 물음에 “피해자 보상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보상 계획과 시점에 관해선 “현재 피해 범위가 확정되지 않았고 아직 조사 중”이라고 했다.

쿠팡은 앞서 이번 사태를 개인정보 유출이 아닌 ‘노출’이라고 통지해 책임을 피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쿠팡의 이용 약관 13조(개인정보보호) 7항은 ‘회원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자를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신용카드나 은행계좌 등을 포함한 회원의 개인정보의 분실·도난·유출과 동의 없는 제3자 제공 및 변조 등으로 인한 손해에 모든 책임을 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쿠팡의 전향적인 입장과 관련해 업계에선 “사태 장기화가 예상되는 데 따른 전략적인 행보로 보인다”는 반응이 나온다. 쿠팡은 사태 발생 직후 대통령이 직접 ‘과징금 강화’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현실화’를 주문하면서 수조원대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 제기됐다.

여기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쿠팡 택배노동자 근무환경과 입점업체 수수료 논란 등이 문제로 거론되면서 사실상 기업 핵심 전략과 관련된 전방위적 압박에 놓였기 때문이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에 대한 책임론도 연일 지적되고 있다.

지난 1일 서울중앙지법에 첫 소장이 제출된 피해자 집단소송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장 먼저 손배 소송에 나선 법무법인 ‘청’의 곽준호 대표변호사는 통화에서 “과실을 인정하는 발언이나 보상은 양형에 참작될 수 있다”며 “배상 규모가 얼마나 현실적인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7년 해킹으로 대규모 회원 금융정보가 유출된 미국의 유통업체 TJX의 경우, 인당 30달러 상당의 상품권과 특별할인의 보상을 계기로 집단소송 피해자들과 합의한 사례가 있다.

쿠팡의 피해자 보상은 향후 관련 수사가 마무리된 뒤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보상 방식과 관련해선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쿠팡캐시 제공 또는 할인 프로모션 등이 거론된다. 지난 4월 2300만명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SK텔레콤도 5000억원대 피해보상안을 내놓고 실행 중이다. SK텔레콤은 통신요금 할인을 비롯해 데이터 추가 제공, 멤버십 제휴사 할인 쿠폰 제공 등을 제안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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