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3연속 금리인하…내년은 ‘해싯’에 달렸다

연준, 기준금리 0.25%P 인하
한국과 금리격차 1.25%P로 축소
위원 12명 중 3명 반대 이례적
내년 연준의장 교체, 전망 안갯속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0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발표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AFP]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올해 세 번째이자 9월부터 3연속 금리 인하다. 이날 공개된 점도표에선 내년 한 차례 금리인하 전망을 유지했지만, 5월 연준 의장 교체를 앞둔데다 연준 내부 분열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내년 금리인하 여부와 그 수준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투표권을 가진 위원 12명 중 9명이 찬성했고, 3명이 이견을 냈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 1.25%포인트로 좁혀졌다.

연준은 이날 금리인하 이유에 대해 “최근 몇 달간 고용 측면의 하방 리스크가 증가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올해 들어 고용 증가세는 둔화됐고 실업률은 9월까지 소폭 상승했다”면서 “보다 최근 지표도 이런 흐름과 일치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실업률은 4.4%로 예상보다 높았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somewhat elevated)”이라고 평가했다.

초미의 관심이었던 점도표에선 내년도 금리 인하 전망을 기존 수준으로 유지했다. 점도표란 연준 위원 19명이 데이터에 분포된 점을 통해 금리 전망을 예측하는 도표다. FOMC는 금리가 2026년 0.25%포인트 인하, 2027년 추가 0.25%포인트 인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지난 9월 전망과 동일한 수준이지만, 최근 시장이 내년 기대하는 금리인하 0.5%포인트에 비해서는 매파적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가 “중립(neutral)” 금리로 추정되는 범위 안에 있다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중립 금리는 경제를 부양하지도, 경제에 부담을 주지도 않는, 연준이 지향하는 수준의 금리를 의미한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들은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이 내년 금리 인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연준은 이번 정책결정문에서 향후 기준금리 결정과 관련해 “추가 조정의 정도와 시기를 고려함에 있어”라는 표현을 썼는데 “정도와 시기”는 지난 10월에는 사용하지 않은 표현이다. 이를 두고 연준이 향후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추거나 아예 중단할 여지를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파월 의장은 ‘정도와 시기’라는 표현이 성명문에 언급된 것에 대해 “우리는 기다리면서 지금부터 경제가 어떻게 진화하는지 지켜보기에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당분간 상황을 관망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한 셈이다.

또한 연준은 이날 지급준비금을 ‘풍부한(ample)’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재정증권(T-bill, 만기 1년 이하 국채)을 사들이는 ‘지준 관리 매입(reserve management purchases, RMP)’ 정책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우선 400억달러 규모의 단기 국채 매입을 시작으로 향후 몇달간 매입 규모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다 이를 축소해 나갈 전망이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준금리 발표 뒤 백악관에서 열린 경제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연준이 금리를 “최소 두 배 더 내렸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고지식한 연준(deadhead Fed)”, “(파월) 의장은 뻣뻣한 사람(a stiff)”이라고 비난을 퍼부은 뒤 “우리가 (긴축적 연준에 대항해) 싸우고 있는데도 금리는 내려가고 있다. 파월은 그렇게 금리를 낮추지 못한다”며 고 말했다. 김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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