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자구호선단’ 한국인 포함 출항소식에 “극도로 위험한 일…필요한 조치 중”

여권법상 ‘여권 반납’ 조치 가능성…불응시 ‘무효화’도 가능


지난해 11월 폐허가 된 가자지구의 거리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정부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구호선단을 뜻하는 ‘가자로 가는 천개의 마들린호’(TMTG·천개의 마들린)에 한국인 활동가인 해초(28·김아현)가 탑승할 가능성을 두고 “극도로 위험한 일”이라며 조치에 나섰다고 밝혔다. 중동 전쟁이 확전되고 있는 심각한 상황인 만큼, 여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된 우리 국민이 가자지구에 방문할 경우 생명에 위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외교부 당국자는 31일 기자들과 만나 “현재와 같이 중동 지역 전역에서 미사일·드론 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가자지구를 방문하는 것은 작년 10월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극도로 위험한 일”이라며 “정부는 중동 전쟁 속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우려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국자는 “이러한 차원에서 우리 정부는 현재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관련 법령에 따라 검토해 왔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스라엘 측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는 작년 10월부터 현재까지 670명이 사망했으며, 지난 2월 28일 전쟁 발발 이후에는 최소 36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해당 활동가는 SNS 등을 통해 오는 4월 4일 프랑스 마르세유 항구를 출발해 가자지구로 진입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정부는 관련 내용을 인지한 직후 가자지구 방문 위험성과 실제 방문시 여권 행정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알렸다고 한다. 최근에도 이와 관련해 주이스라엘 우리 대사관에서도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여권을 반납하도록 하는 등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법에 따르면 정부는 위험 상황 발생을 우려해 여행금지구역으로 향하려는 우리 국민이 여권을 반납하도록 명령할 수 있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여권을 무효화해 위험지역 출입을 막는 여권행정제재 조치가 가능하다.

현재 가자지구는 우리 여권법 제17조에 따른 여권의 사용제한 등 대상 지역으로, 우리 국민이 허가 없이 방문·체류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이를 알면서도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없이 해당 지역을 방문 또는 체류하는 경우 현행법상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해당 활동가는 지난해 9월말에도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가자 지구로 향하는 구호선단에 탑승해 항해하던 중 10월 8일 이집트 북쪽 해상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나포되어 체포된 후 같은날 이스라엘 내 수용소로 이송된 바 있다. 이후 10월 10일 오전 자진추방 되면서 풀려났다.

이 과정에선 우리 정부의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주이스라엘 우리 대사관은 해당 활동가에게 선박 탑승 사실을 인지한 직후부터 메일 및 문자메시지를 통해 ▷신변안전 위험 ▷여권법 제17조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가능성 등을 여러 차례 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수시로 이스라엘 관련 당국과도 긴밀히 소통하며 동인 안전에 유의해줄 것을 계속 당부했다고 한다.

또한 김진아 외교 2차관이 주한이스라엘 대사대리를 면담해 조속한 영사접견과 공정한 대우, 조속하고 안전한 귀국 등을 요청했고, 주이스라엘대사관도 영사를 수용소에 급파해 영사면담을 하고 자진추방 절차를 협의하는 등 적극적인 영사조력을 통해 2일 만에 석방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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