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름장 놓는 삼성전자 노조 “요구 관철될 때까지 집회·파업 나설 것”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노조 선언 기자회견
7만5000명 가입
영업이익 15%·초과이익성과급 상한 폐지 고수
다음달 파업 시 최대 30조원 손실 예상
일부 조합원 과열 탓 미가입자 명단 공유 인정
“파업 책임 사측에…사과 있어야 협상 테이블 앉을 것”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조합원이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삼성전자 노조가 다음달 21일 총파업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삼성전자가 노조의 불법 파업을 금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양측의 대치 구조는 여전하다. 파업으로 인해 노조가 예상하는 손실 규모도 최대 30조원에 달한다.

노조는 파업 책임이 사측에 있다고 주장한다. 작년 연말부터 이달까지 교섭에 나섰지만 사측에서 일회성 제안만 들고 나왔다는 설명이다. 사측의 사과가 선행돼야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겠다고 밝혔다.

17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과반노조 선언 기자회견을 열어 조합원 과반수 확보를 공식화했다. 지난해 9월 6000여명이던 조합원이 현재 약 7만5000명으로 늘었다. 지난 2월 고용노동부에 과반노조 관련 노사 공동질의서를 제출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과반노조 달성을 계기로 사측을 상대로 한 협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임금협상 및 단체협약(임단협)에 나섰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해 결렬된 상태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작년 12월부터 이달까지 성실하게 교섭에 임했지만 회사가 제시한 안건은 일회성에 불과하다”며 “노조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집회·파업까지 최대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전세계 기업 영업이익 1위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직원 보상도 강화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4개월 동안 SK하이닉스로 이직한 조합원이 200명이 넘고 마이크론도 링크드인을 통해 한국에서 대규모 채용을 예고했다”며 “전세계 영업이익 1위 기업의 직원 보상이 1등이 아니라면 누가 남아있으려 하겠냐”고 했다.

이 같은 갈등 끝에 노조는 오는 23일 대규모 집회를 시작으로 다음달 21일부터 18일 간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최 위원장은 “7만5000명 조합원 중 DS부문 조합원이 80%”라며 “23일 집회에는 3만~4만명 가량의 참여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DS부문 전사업장에서 모든 조합원이 파업에 참여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노조 측에서 추산하는 손실 규모도 막대하다. 최 위원장은 “회사가 매달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이 약 30조원”이라며 “18일 동안 파업 시 설비 백업을 감안하면 하루에 약 1조, 전체 기간 동안 20조~30조원 규모 손실이 파악된다”고 말했다.

파업이 가시화되자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수원지방법원에 노조의 불법 파업을 금지해 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위법한 쟁의행위’로 인해 발생할 경영상 중대한 손실 및 국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노조는 파업이 적법한 절차 하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대응했다. 현행 노조법은 ▷안전보호시설 정상 운영 방해(제42조 2항) ▷장비손상 및 원료·제품 변질 방지작업 중단(제38조 2항) ▷생산라인 등 사업장 주요시설 점거(제42조 1항) ▷협박을 통한 쟁의참여 강요(제38조 1항) 등을 금지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회사가 파업 중 원료·제품 폐기를 문제 삼고 있지만 기존 단체협약에서 제조와 기술 인력은 쟁의기간에도 정상 근무하는 협정근로자가 아님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파업을 앞두고 노조 미가입자 명단이 담긴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확산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사내 보안 시스템을 악용해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빼돌린 직원을 수사기관에 고소했다.

노조에서도 조합원 수 증가로 인해 과열된 측면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최 위원장은 “일부 조합원이 본인 부서원이 조합에 가입했는지 확인하는 사례가 있었다”며 “이 부분은 분명히 잘못됐고 회사에서 수사 의뢰를 한 만큼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다고 회사 측에 선제적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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