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난타전…2차협상 중대기로

휴전종료 앞두고 ‘강대강’ 대치
미군, 이란상선 함포사격 이어 나포
호르무즈 봉쇄 후 첫 무력행사 공개
이란, 美군함 드론 타격으로 맞대응
긴장 고조에 국제유가도 다시 급등


미 해군 구축함 USS 스프루언스(DDG-111)가 19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접근하던 이란 국적 화물선 투스카(M/V Touska)호를 공격하고 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해당 선박이 미국의 해상 봉쇄 조치를 위반했다며 “6시간 동안 경고했으나 불응하자 5인치 함포로 기관실을 사격해 추진력을 무력화했고, 이후 미 해병대가 선박을 나포했다”고 밝혔다. 오는 21일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마감일을 앞두고 이번 일이 협상 재개 여부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미중부사령부 ‘X’ 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종료를 이틀 앞둔 19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 화물선에 함포를 쏴 나포하는 초강수를 두며 압박 수위를 최대한 끌어올렸다. 이에 이란은 미군 군함에 무인항공기(UAV) 보복 타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하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갔다. 20일 2차 종전협상이 열린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이란이 자국에 대한 해상봉쇄부터 풀라고 반발하는 상황에서 이란 선박에 대한 미군의 발포와 나포가 협상 재개 여부에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날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다시 고조되며 국제유가는 6~8% 급등세로 반전했다. ▶관련기사 3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오만만 일대에서 해상봉쇄를 뚫으려던 이란 화물선을 저지하고 미국이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관실에 구멍을 냈다”고 언급하며 실제 발포와 나포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그는 “길이 약 900피트(약 275m)에 달하는 ‘투스카’라는 이란 화물선이 우리의 해상봉쇄를 뚫으려 했으나 실패했다”며 “미 해군 구축함 스프루언스가 정지 명령을 내렸지만 응하지 않아 기관실을 타격해 멈추게 했다”고 설명했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투스카호는 이란 반다르 아바스를 향해 시속 약 31km(17노트)로 항해 중이었으며, 6시간 동안 경고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미군은 승조원 소개 명령 이후 127㎜ MK45 함포를 여러 발 발사해 추진 장치를 무력화했고, 미 31해병원정대가 승선해 선박을 억류했다.

미국이 해상봉쇄 이후 이란 선박에 직접 무력을 행사한 사실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경고 방송을 통해 회항을 유도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에 이란은 즉각 반발하며 군사 대응을 주장했다. 이란군을 총괄 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사령부는 “미국의 상선 나포는 해적 행위이자 휴전 위반”이라며 “이에 대응해 무인항공기(UAV)로 미군 함정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공격이 계속될 경우 군사 대응도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란이 실제로 드론을 이용해 미군 함정에 보복 공격을 가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군은 해당 주장에 대해 별도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양측이 ‘휴전 위반’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면서 긴장은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충돌은 오는 21일 종료되는 2주 휴전과 종전 협상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단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향하고 있으며 20일 저녁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란은 해상봉쇄 해제를 요구하며 대표단 파견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이번 협상은 휴전 종료 직전 사실상 마지막 담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불발시 이란의 모든 발전소와 교량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발전소와 교량 등 민간 인프라 공격에 대해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ABC 방송에서 “군사적 이중용도로 사용돼 온 인프라에 대한 공격·파괴는 전쟁범죄가 아니다”라고 엄호했다.

다만 협상 전망에 대해선 낙관적인 입장도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합의의 기본 틀이 잡혔다”며 “타결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현재 협상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농축우라늄 처리, 호르무즈 해협 통제와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 등을 둘러싸고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은 봉쇄 해제를 요구하고 있고, 대(對)이란 봉쇄카드 효과를 확인한 미국은 이를 지렛대로 핵 포기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선박 나포·발포가 이란 군부를 더욱 자극하면서 협상 재개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20일 협상을 밀어붙이다 재차 기습적 공격 재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국제유가는 호르무즈 해협 긴장이 고조되며 급등세를 보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시간 20일 오전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95.93달러로 전장 대비 6.14% 상승했고, 서부텍사스원유(WTI) 역시 7.35% 오른 90.0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7일 브렌트유와 WTI 선물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소식에 각각 9.1%, 11.5% 급락한 바 있다. 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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