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구속영장 신청에…‘K팝 왕국’ 하이브, ‘오너 리스크’ 현실화

BTS·TXT 등 대표 가수 음반 작업 총괄…‘오너 경영’ 이상의 영향력
BTS 컴백 호재·오너 리스크 명암 교차…추후 법적 판단에 관심 집중

방시혁 하이브 의장.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국내 최대 가요 기획사 하이브가 창사 이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방시혁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청되면서 ‘오너 리스크’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21일 가요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날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남부지검에 신청했다.

방 의장은 2005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2013년 방탄소년단(BTS)을 데뷔시키며 회사를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키운 인물이다. 이후 플레디스, 쏘스뮤직, 미국 이타카 홀딩스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하이브를 업계 1위로 성장시켰다.

하이브는 2020년 코스피 상장에 성공한 데 이어 2024년에는 엔터업계 최초로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지정되는 등 급성장을 이어왔다.

방 의장은 그 과정에서 2019년 투자자들에게 ‘주식 상장 계획이 없다’고 속여 자신과 관계있는 사모펀드에 지분을 팔게 하고 이후 하이브를 상장했다는 의혹이 뒤늦게 불거지면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방 의장은 이달 1일 현재 하이브 주식 28.86%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자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방 의장이 오너 경영인을 넘어 아티스트와 음악 등 회사의 핵심 지식재산권(IP)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방 의장은 실제로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 ‘아리랑’(ARIRANG)도 총괄 프로듀서(Chief Producer)로서 제작을 주도했다.

그는 지난해 미국에서 초대형 송캠프를 열어 신곡 작업을 이끌었고, 수록곡 ‘보디 투 보디’(Body to Body)에 아리랑 민요를 삽입하거나 광화문 광장에서 대형 컴백쇼를 개최하는 방안 등 새 앨범의 핵심 아이디어를 냈다.

방 의장은 방탄소년단뿐만 아니라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코르티스, 르세라핌, 엔하이픈 등 하이브 소속 대다수 그룹의 곡 작업에도 관여해왔다.

그는 나아가 한국을 넘어 K팝 제작 방식을 해외에 접목해 현지 가수를 선보이는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을 추진했고, 이를 통해 캣츠아이(미국), 아오엔(일본), 산토스 브라보스(라틴 아메리카) 등 여러 현지형 그룹을 선보였다. 방 의장은 캣츠아이를 선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가요계에서는 회사 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방 의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자 하이브 내 콘텐츠 생산과 인도·라틴 아메리카 등 해외 사업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이브는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 2조65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신인 데뷔 비용과 사업 구조 재편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72.9% 감소해 경영 내실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상태다.

하이브는 방탄소년단의 컴백이라는 대형 호재와 오너의 사법 리스크라는 악재를 동시에 마주한 상황으로, 향후 방 의장에 대한 법적 판단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방 의장의 변호인 측은 이날 영장 신청에 대해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하여 최선을 다해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하이브의 주가는 종가 기준 전날보다 2.35% 하락한 24만9000원을 기록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하이브의 가장 큰 위기 요소는 사실 오너 리스크다. 대중이 하이브에 갖는 불안감은 여기서 비롯된 측면이 가장 크다”며 “아티스트 행보에 있어서 방 의장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