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면 전과자 되는 선생님’…“소풍도 수업” 李 대통령 발언에 교원단체 반발 [세상&]

이 대통령 ‘현장체험학습 정상화 언급’에 반발
교원단체 성명 “체험학습 위축 원인 먼저 봐야”


현장체험학습이 취소된 학교에서 학생들이 바깥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챗gpt로 제작]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현장체험학습 위축 문제와 교권 보호 강화를 함께 주문하자 교원단체들이 “교권 보호 강화에는 공감하지만 체험학습 위축의 원인을 먼저 봐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 대통령은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최근 학교 현장에서 소풍·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이 줄어드는 상황을 언급하며 제도 보완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라며 안전 우려가 있다면 안전요원 보강, 자원봉사자 활용 등 실질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교원단체들은 현장체험학습 문제에 대해 일제히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대통령이 어려운 학교 현실을 직시하고 교육에 관심을 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현장체험학습은 단지 안전 인력 지원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총은 “예측 불가능하고 고의가 아닌 안전사고에 대해서도 교사에게 형사 책임을 묻는 현실이 교사들을 교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라며 “학교가 책임을 회피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교총은 체험학습 정상화를 위해 안전 의무 기준의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사는 교육활동의 내용과 배움의 과정을 책임지고, 안전은 별도 안전관리 인력이 맡는 체계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교육활동 관련 소송 국가책임제 등 실효적 면책 장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교사노조연맹도 비슷한 입장을 냈다. 교사노조연맹은 “40~50년 전의 현장체험학습과 지금의 현장체험학습은 다르다”며 “그때의 학생·학부모·교사의 관계와 지금의 관계 역시 전혀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체험학습이 위축된 이유는 책임을 피하려는 의지 부족이 아니라 사고가 나면 책임이 교사 개인에게 몰리는 현실 때문”이라고 했다.

교사노조연맹은 “교사가 책임을 회피한다는 인식은 현장을 오해한 것”이라며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시는 강원 현장체험학습 사고와 같이 교사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교육부는 실효성 있는 안전 대책과 교원 보호 장치를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역시 “안전요원 유무나 교사 책임 회피 문제가 아니”라며 “교사에게 과도한 형사책임을 묻는 현실이 문제”라고 성명서를 냈다.

이어 “현장체험학습장을 나갔을 때 사고의 전적인 책임을 교사가 떠안고 있다”며 “교육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교사에게는 업무상과실 치사상 죄를 적용하지 말아야 이 문제는 제대로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전교조는 지난해 속초 현장체험학습 인솔 담임교사에게 내려진 금고 6개월형, 전남 병설유치원 사고 1심에서 인솔교사에게 내려진 금고 8개월형 등을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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