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3대지수 하락·달러인덱스 100 재돌파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내 금리 인상 신호가 나오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은 금리 인하가 아니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더 무게를 뒀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고 달러인덱스는 다시 100선을 넘어섰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6bp(1bp=0.01%포인트) 오른 4.20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 만의 최고치다. 10년물 국채금리도 4.461%로 3bp 상승했다.
통화정책 전망에 민감한 2년물 금리가 크게 뛴 것은 시장이 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를 빠르게 반영한 결과다.
연준은 이날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그러나 새로 공개된 점도표에서 FOMC 위원 9명은 올해 말까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금리 인하를 전망한 위원은 1명에 그쳤다.
직전 회의에서 연내 금리 인하가 중간 전망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다. 연준은 정책 성명에서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던 문구(‘완화 편향’)를 삭제했다.
미국의 투자 자문 기업 패싯의 톰 그래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로이터에 “공식적으로는 금리 목표에 변화가 없었지만 실제로는 큰 변화가 있었다”며 “특히 점도표에서 FOMC 위원 절반이 연내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한 점이 가장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금리 선물시장은 현재 오는 10월까지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72%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채권금리 상승은 주식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 넘게 하락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약세를 보였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나온 영향이다.
달러도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100선을 돌파하며 3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연준의 매파적 전환 배경에는 강한 소비 기조와 견조한 노동시장 등의 경제지표가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9% 증가해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 0.5%를 크게 웃돌았다. 자동차와 휘발유 등을 제외한 핵심 소매판매도 0.7% 늘었다. 실업률은 4.3% 수준을 유지하며 고용시장 둔화 우려를 낮췄다.
BMO캐피털마켓의 베일 하트먼은 로이터에 “휘발유 가격 급등에도 소비 둔화 우려는 의미 있게 현실화하지 않았다”며 “미국 소비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연준의 판단을 바꾼 요인이다. 이란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 충격이 물가를 자극한 가운데 소비와 고용까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서 연준은 올해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자문기업 코페이의 칼 샤모타 수석 시장전략가는 로이터에 “FOMC가 물가 전망을 크게 높여 잡고 연내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을 반영했다”며 “몇 달 전 금리 인하를 예상했던 것과는 극명하게 다른 그림”이라고 말했다.
달러 강세에는 미국 경제의 상대적 우위에 대한 베팅도 더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를 인용해 지난주 달러 강세 포지션이 201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JP모건은 보고서에서 이를 미국 경제가 다른 주요국보다 강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미국 예외주의’에 대한 믿음이 회복된 결과로 분석했다. 서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