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문일의 세상읽기] 이민 2세대의 당당함을 기원하며

이명박대통령 관련 의혹을 수사한 정호영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최대 논란거리였던 BBK 사건을 ‘검은머리 외국인(전 BBK 대표 김경준씨를 지칭)에게 이 대통령을 포함한 대한민국이 우롱당한 사건’ 이라고 정의했다. 특검팀은 최종수사결과를 발표하고 BBK사건은 김씨의 단독범행이며 이 대통령과 BBK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특검팀의 수사발표로 검사의 회유·협박을 주장하면서 자신의 범죄 관련성을 적극 부인하던 김경준씨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특검팀의 이 대통령에 대한 무혐의 결정과 검사의 회유·협박은 없었다는 결론으로 인해 ‘김경준=사기꾼, 위조범’ 이라는 정황만 짙어졌다. 특검팀은 김씨에 대한 불신감을 드러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씨의 목적은 옵셔널벤처스 자금을 횡령하고 주가를 조작해 조성한 재산을 지키는 것” 이라며 “미국 소송과정, 한국 검찰과 특검에서 진술한 내용이 모두 달라 신빙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아예 김씨를 ‘대한민국을 우롱한 검은 머리 외국인’으로 규정했다. 결국 지난해 11월 입국후 대선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던 김경준씨는 검찰과 특검의 두차례 수사를 통해 결백보다는 신뢰만 추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성공한(?) 이민 1.5세대인 김경준씨는 ‘검은머리 외국인’ 이라는 비아냥과 함께 전체 재미동포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말았다.
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 5일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은 김경준씨와 김씨의 부인 이보라씨, 누나 에리카 김씨에 대해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및 횡령혐의를 인정, 663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김씨측은 “사기·횡령 등 어떠한 증거도 없다”며 반발했다.
에리카 김씨는 13일 별도의 형사사건에서 사문서위조, 불법은행 융자 등의 혐의로 보호관찰 3년, 가택연금 6개월 등을 선고받았다.
게다가 한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 청구 방침으로 성공한(?) 미국 이민 1.5세대인 김씨 남매는 고국에서 재판을 받아야 할 처지가 됐다.
수백명의 ‘검은머리 외국인’들이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고국을 방문했다. 고국의 발전을 기원하고 고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올랐던 ‘검은머리 외국인’들은 무얼 생각하고 느끼고 돌아올까.
재미한인사회의 추한 모습이 보도될 때마다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붉히고 재미X포니, 재미돈포니 하는 비아냥거림을 들을 때 반감을 가지고 흥분해 보지만 반성은 부족하지 않았는 지 돌아봐야 한다.이제 재미 한인사회도 1세 중심의 세대가 아닌 1.5세 2세 중심의 사회로 변화되고 있다.
1세들의 후원과 보살핌으로 성장한 1.5세, 2세들의 앞날이 부끄러움이 없는 정정당당하고 밝은 모습으로 펼쳐지기를 기원한다.

임문일/미주헤럴드경제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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