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보다 오늘 더 따스한 한남자 , 김종국

▲ 김종국

단단한 근육질 몸매, ‘터프한 남성미’와 상반되는 ‘하이톤 음색’의 절묘한 결합으로 뭇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가수 김종국(31). 그는 술·담배보다 운동을 좋아하는 ‘반듯한 젊은이’로 어른들의 사랑을 받기도 하고, 말수가 적은 듯 보이지만 툭툭 내뱉는 한 마디가 웃음을 만들어내는 ‘내공 있는 예능인’이기도 하다. 화려했던 2005년. 지상파방송 3사의 연말가요 대상을 휩쓸던 소위 ‘전성기’에 입대해 수많은 팬의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던 그가 돌아왔다. 김종국은 지금 정규 5집 ‘Hear I Am’을 들고 와 ‘기분 좋은 신고식’을 치르는 중이다. 그가 군대 가 있는 동안 수많은 후배가 ‘치고 올라왔지만’ 그만의 음색과 매력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대체할 만한 스타는 없었다. 빅뱅, 샤이니, SG워너비와도 다른 ‘김종국표’ 창법은 다시 수많은 팬의 감성을 적시고 있다.
 
좋은 곡 안 나오면 앨범 안 낼 생각이었다
이번 5집 앨범은 김종국에게는 어느 때보다 부담이 컸다. 2005년 트리플크라운을 차지한 ‘가수왕’이 3년 만에 선보이는 앨범이라는 점에서 이번 앨범에 대해 팬들이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었다. ‘한 남자’ ‘제자리걸음’ ‘사랑스러워’ ‘편지’ ‘바람만 바람만’ 등 일련의 히트곡들은 오히려 김종국에겐 족쇄였을 것이다.

김종국은 소집해제와 동시에 곡 수집부터 나섰다. ‘가수왕’의 컴백 소식에 여기저기서 데모곡이 김종국에게 집중됐다. “짧은 시간 안에 잘나간다 하는 작곡가들로부터 100곡도 넘게 받았어요. 하도 들으니까 분별력도 없어지고, 어떤 곡이 좋은지도 잘 모르겠고 그런 작업들이 제겐 고통이었죠.”

그렇게 녹음만 스무 곡을 넘게 했다. 결국 최종 선택을 받은 곡은 13곡. 고르고 고르다 보니 국내에서 잘나간다 하는 신·구 작곡가의 곡은 모두 모였다. 14트랙이 수록된 5집 ‘HERE I AM’은 김도훈·이상호가 작곡하고 윤사라가 가사를 쓴 타이틀곡 ‘어제보다 오늘 더’를 비롯해, 작곡가 황찬희와 작사가 조은희의 합작품인 ‘고맙다’ ‘그집앞’, 조영수 곡인 ‘오래오래’ 등 기존 작곡·작사가들과 한상원 노만박사 등 신세대 작곡가들의 노래들로 채워졌다. 또한 영원한 ‘듀스’ 팬임을 자청하는 김종국은 이번에도 이현도로부터 댄스곡 ‘Forever’도 선물 받았다.

“슬픈 내용보단 행복해지는 가사를 써 달라고 작사가분들께 부탁했어요. 슬퍼서 눈물 난다기보다는 행복에 겨워 벅찬 감동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가사를 주문했죠. 윤사라 씨나 조은희 씨는 너무 제 생각을 잘 아는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한 것들을 그대로 가사로 옮겨 주시니까요. 꼭 내 얘기 같아요. 아마 제가 그런 생각을 하니까 다른 사람들도 들으면 꼭 내 얘기인 것 같다고 생각하실 거예요.”

결국 김종국은 이번 앨범을 통해 새로운 장르의 음악도, 화려한 기교의 목소리도 아닌 팬들과 교감과 소통을 담아내고 싶었다.
 
‘X맨’팀 러브콜로 합류한 예능 프로, ‘왕년의 멤버’로 호흡 척척
김종국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SBS 간판 예능 프로였던 ‘X맨’의 덕을 많이 봤다. 떠올려보면 말수가 많은 편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단한 개인기로 사람들을 웃기지도 않았다. 튀려고 노력하는 다른 연예인들과 비교될 정도로 ‘과묵한’ 성격에 늘 미소 띤 얼굴은 김종국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X맨’의 인기남이었던 그의 매력에 윤은혜만 설레었던 것은 아니다. 실제 김종국의 인간적인 면모와 남자답고 의리 있는 성격을 엿본 시청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여심(女心)을 휘어잡았고, 이후 인지도가 상승한 덕에 가수 영역까지 확실히 굳혔던 스타다. 김종국도 ‘X맨’ 등 예능 프로그램 덕택에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고 인정할 정도다.
 최근 그는 컴백과 동시에 SBS ‘패밀리가 떴다’로 예능계에 합류했다. ‘패밀리가 떴다’는 김종국의 컴백과 동시에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역시 ‘김종국 효과’라 할 만하다. “‘김종국 효과’라뇨? 민망합니다. 오히려 잘되고 있는 프로에 들어가서 제가 덕을 본 셈이죠. 방송은 ‘슛돌이’ 이후에 정확히 2년7개월 만인 것 같아요. 부담도 되고, 긴장도 많이 되죠. 솔직히 쉬는 동안 예능 프로그램 스타일도 많이 변했고, 저는 특별한 개인기나 ‘끼’가 없어서 더 부담돼요. 과연 예전 스타일대로 해서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고민도 되고요. 그나마 재석이 형이나 호동이 형처럼 예전에 함께했던 사람들이 많이 남아 계시니까 마음이 편해요.”
 ’패밀리가 떴다’를 첫 복귀작으로 선택한 것도 ‘의리’ 때문이다. ‘패밀리가 떴다’의 제작진은 대부분 예전 ‘X맨’을 만들었던 팀. 제작진은 김종국에게 기획 단계에서부터 출연을 제안했지만 김종국은 음반작업 후 출연하겠다고 정중히 사양했다. “대신 복귀 첫 프로그램으로 ‘패밀리가 떴다’에 나가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번에 지킨 셈이죠.”
 
 난 ‘터프한 남자’라기보단 ‘따스한 사람’
어린 나이에 곧바로 연예인으로 사회생활을 한 것이 후회됐던 것일까. 김종국은 지난 2년 동안의 공익근무 생활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일찍이 연예인 생활을 시작해 일반인들과 접촉할 기회가 적었다는 김종국은 서울 용산구청 효창종합사회복지관 소속으로 많은 일반인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와 경험을 나눴다. “많은 사람을 겪으면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아요. 사람들을 대하는 법도 달라진 것 같고요. 일반인들이 연예인들을 보는 시각이 어떤 것인지 밖에서 객관적으로 볼 기회도 얻었어요. 저도 제 생각만 하지 않고 대중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연예인이 아닌 인간 김종국은 어떨까.
‘몸짱’, ‘터프’ 이런 단어들로는 그를 설명하기 어렵지 않을까. “사실 전 별로 터프하지 않아요. 사실 ‘터프’라는 표현보단 남자 같은 성향이 강하다고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아요. 장난도 잘 치고, 친한 사람들 앞에선 말수도 많고, 집에서는 막내니까 막내 노릇도 하고요.”

14년차 가수 김종국은 이제 어딜 가면 ‘고참’ 대접을 받는다.
무서운 신인들의 도전은 그에겐 좋은 자극이 된다. “너무 빠르게 변해가는 가요계에 아직 적응하기 어렵다”는 김종국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가겠다고 했다.

김종국은 가요계에서 ‘터프한 남자’보다는 ‘따스한 오빠·형’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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