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라는 SBS 일일극 ‘아내의 유혹’에서 찌질한 남자 변우민의 엄마로 독한 시엄마를 보여준데 이어 MBC ‘메이퀸‘에서도 해주(한지혜)의 드세고 그악스런 계모로 등장해 해주를 괴롭히고 구박하는 것도 모자라 생계까지 몰염치하게 딸에게 기대는 달순 역할로 시청자들의 미움을 한몸에 받았다. 이후 금보라의 캐릭터는 MBC 주말극 ‘왔다! 장보리’의 화연까지 늘 ‘얄미운’ 역으로 고정된 듯 했지만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무게감은 묵직했다.
금보라는 자신의 캐릭터가 비록 밉상이지만 맡은 역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똑 부러지게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정확한 사람”이고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지 역할처럼 경우 없이 드센 사람은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금보라는 어린 나이에 데뷔해 남들보다 먼저 ‘스타’ 대접을 받고 그 달콤한 맛에 익숙했지만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갈등과 피로가 컸었다고 말한다. 찬란했던 젊은 시절에 대해서도 미련은 없다고 담담하게 말하기도 했다. 또 타고난 연기자가 아닌 ‘노력형 연기자’이기 때문에 달란트, 노력, 매너 등을 골고루 갖춘 나무랄 데 없는 후배 연기자들을 볼 땐 부러우면서도 흐뭇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금보라는 1980년 고등학교 3학년 때 영화 ‘물보라’로 데뷔, 어느덧 연기 경력이 30년을 훌쩍 뛰어넘는 배우다. 다음은 MBC에서 인터뷰 한 금보라와의 일문일답.
- 일주일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여가시간은?
‘왔다! 장보리‘ 녹화 하루, 야외 하루 이렇게 잡혀있다. 쉬는 날은 내가 하고 싶은 일 그때그때 정해진 것 없이 한다. 아이들과 시간이 맞으면(요새는 자식들이 더 바쁘다) 밥먹고 놀고 쇼핑한다. 운동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아니면 집에서 뒹굴뒹굴…
- ‘메이퀸’의 달순에서부터 ‘금나와라 뚝딱!‘의 영애, ‘내 손을 잡아’의 양순, ‘왔다! 장보리‘의 화연까지… 조금은 쎈(?) 역할들이다. 불만은 없는지… 어떤가?
작품이 주어지면 내가 어떻게 그 캐릭터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캐릭터가 착하고 나쁘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불만이 있으면 하지 말아야지…
-‘금나와라 뚝딱!’의 박서준 씨, ‘왔다! 장보리‘의 오창석 씨 등 잘생긴 아들들과 연기를 하고 있다.
아까도 오창석한테 그랬다. 너 너무 잘생겨서 내가 니 얼굴 보다 대사를 까먹으면 어떡하니…
- 실제로 어떤 엄마인가?
그건 내가 말하지 못한다. 그건 자식들이 평가하는 거니까. 보수적인 엄마긴 하다. 그렇다고 꽉 막힌 보수는 아니고 통할 건 통하는. 자식들은 말린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아닌 길을 갈 땐 아니라고 말하지만 굳이 가겠다고 한다면 내가 막을 수는 없지 않나.
- 성격이 화통하고 시원시원한 건가?
난 정확한 게 좋다. 약속했으면 그 시간에 와야 한다, 5분 전에. ‘죄송합니다’라는 말은 하기 싫다. 죄송할 일은 하지 않으면 된다. ‘감사합니다’라는 소리만 해도 부족한 인생 아닌가. 내가 좀 더 부지런하고 생각이 있다면 미안하다는 말은 안할 수 있다.
- 캐릭터의 영향인지 속사포 대사가 많다. 암기 노하우가 있는 건지?
죽기살기로 하는 거지 노하우란 건 절대 없다. 외워질 때까지 무한 반복이다. 별다른 재주가 없다. 대본이 아닌 내 말이 될 때까지 몇 번을 반복한다. 단, 상황을 연상하고 외운다. 글자만으로는 절대 외워지지 않는다. 상황 파악이 먼저다.
- 금보라의 전성시대를 기억하는 시청자가 많다.
과거가 화려할수록 현재는 초라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젊음보다 빛날 수 있나? 대신 연륜이란 선물이 생겼다. 옛날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지금이 제일 좋다. 난 빨리 나이 먹기 바랐던 사람이다. 이성적인 판단이 안되는 어린 나이에 데뷔해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갈등이 많았다. 미성숙한 상태에서 사회에 뛰어들어 힘들었다. 이면엔 고통이 다 있는 법이다.
- 연기자라는 직업이 어떤 의미인가?
내가 살아가는 힘의 원동력. 가족 없이 살 수 없듯이 일 역시 평생 해야 하는 일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연기밖에 없으니 나에게는 무척 소중하다. 시간이 정해지지 않아 들쑥날쑥한 일정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야하는 숙명이다. 잊혀진다는 두려움은 있다.
- 젊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마음가짐이나 직업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
그땐 나만을 위해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나를 존재시켜야 한다. 주인공일 땐 작가와 감독이 나를 빛나게 해줬지만 이젠 스스로 빛나게 해야 한다.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아낌없이 칭찬해주고 싶은 후배, 엄하게 혼낸 후배?
요새 애들은 너무 잘한다. 물론 엉터리도 많지만. 방송 보고 잘한다 싶으면 다음 기회에 만나서 꼭 칭찬한다. 하지만 엉터리는 내가 얘기한다고 해서 바뀌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느끼지 않으면 안되는 부분이다. 예전엔 나도 면전에서 지적을 하는 선배였지만 서로에게 도움 되는 게 없었다. 스스로 깨닫게 지켜봐주는 것도 방법인 것 같다.
- 헤어스타일이 연관검색어로 나올 만큼 잘 어울린다. 스타일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봐라. 몇 십 년 똑같은 이미지를 가진다는 게 얼마나 지겨울지. 같은 인물이지만 매번 새롭구나, 저 옷은, 저 머리는, 저 스타일은 뭐지? 조금이라도 변화를 주려한다. 나는 천재적인 연기자가 아니다. 그래서 외적인 거지만 보는 즐거움을 주려고 작품 들어가기 전에 샵에 들러 전문가와 연구를 많이 한다. 숏 컷트지만 매번 바뀌어왔었다.
- 체력관리는?
따로 특별히 하지는 않는다. 살 빠질까봐 뛰지는 않고, 걷는다. 그리고 근력운동. 몸매를 만드는 운동보다는 건강을 지키려고 한다.
- 좌우명
그런 것 없다. 하루하루 충실히 사는 것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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