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진행은 현무가, 웃음은 세윤이가, 논리는 시경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JTBC ‘비정상회담’은 MC와 게스트가 빛이 안나는 프로그램이다. 그런 점에서 제작진은 “항상 MC들과 게스트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비정상’ MC는 매우 어려운 자리다. 말을 안하면 존재감이 떨어지고 말을 많이 하면 “주제 넘는다”고 한다. 운신의 폭이 좁다. 적절하게 치고 들어와 딱 필요한 멘트만 하고 비정상 12명의 존재를 반짝반짝 빛나게 해주는 게 ‘비정상‘ MC가 해야 할 일이다. 미남투표에서도MC들은 최하위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3MC들은 역할 분화가 확실히 이뤄지고 있다.

주로 진행을 맡는 전현무는 장악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전현무의 유머코드는 인간미가 결여돼 있다는 일부 지적이 있었지만, 호감도가 매우 높아졌다.


전현무는 총명하며 집중력이 있고 센스, 순발력까지 갖췄다. 그래서 핵심과 진행 방향을 잘 캐치한다. 연이은 셀프디스로 격의 없게 만든다. 최근 방송된 ‘몰래카메라 특집’은 전현무가 극현실적이고 인간미는 없을 거라는 선입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

본인은 “줄리안이 연기를 너무 잘해서”라고 말했지만, 줄리안의 갑작스런 금전 부탁에도 망설임 없이 연속으로 돈을 빌려주고 줄리안을 걱정하던, 의리 있는 그였다.

전현무는 만나서 대화를 해보면 마음이 약하다는 걸 알 수 있다. 거절 결핍증이 있는 듯하고, 프로그램에 스크래치 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보인다. 어쨌든 전현무는 점점 좋아지는 MC이자 점점 호감과 매력이 느껴지는 MC이다.

유세윤은 웃음을 맡고 있다. 유세윤의 투입은, 우리와는 이질적인문화권인 ‘비정상’들이 매력을 느끼고 웃을 수 있는 코미디언이 필요하다는 계산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유세윤은 초반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하지 않던, 자신의 속 이야기를 제법 했다. ‘비정상‘에서 유일하게 자식을 낳아 키우고 있고, 부침 많은 연예계에서 나름 경험도 많은 그가 속내를 드러내는 게 좋았다. 유세윤은 진심으로 ‘비정상’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비정상‘들이 완벽히 적응하면서 그의 조언이 주제 넘는 일이 돼버렸다.

그래서 유세윤이 가급적이면 자기 생각을 드러내는 걸 자제하고 코미디쪽으로 갔다. 그래서 이들과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뼈그맨’ 유세윤이 ‘비정상회담‘에서 지나칠 정도로 웃기려고 몸개그와 말개그를 반복하고 치중하는 데에는 그런 슬픈(?) 사연이 숨어있었다. 유세윤이 지난주 ‘오춘기’를 주제로 한 토크에서 자기 이야기를 약간 한 것은 그동안 자기 색깔을 너무 안보여준 데 대한 반작용이었다.

성시경은 자신의 생각을 논리 있게 얘기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연예인이다. 그래서 ‘비정상회담’을 지적인 프로그램으로 보이게 하는데 일조한다.

하지만 성시경 같은 MC에게는 호불호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조금만 자신의 생각을 개진해도 “잘난 체 하냐”나 훈계하는 투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성시경은 ‘회식문화‘에 대한 토론을 경험한 후 자신의 방향을 확실하게 잡았다. 현란하고 유식하고 주과적인 멘트는 가급적 피하고, 비정상의 발언이나 생각을 정리하는 선에서 자신의 논리를 드러낸다. ‘비정상회담’ 제작진은 “성시경의 발언은 정말 다양하다. 논리적인 것과 해박한 지식을 볼 수 있는 것 등등.. 하지만 연예인이라 적절히 편집도 해준다. 성시경의 많은 멘트를 제대로 못살려 아쉬울 때도 있다”고 전했다. 어쨌든 성시경 같이 자기 소리를 내는 MC는 분명 필요하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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