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를 부탁해’가 잘 되는 이유가 있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SBS ‘아빠를 부탁해’가 예상을 넘어서는 호평을 받고 있다. 그 이유중 하나는 제작진이 참을성을 가지고 지켜보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야기거리가 단순해 벌써 한계를 드러낸다고 하지만, 그래서 되는 것이다. 굉장한 게 나오면 안된다. 밋밋해서 좋다. 그렇게 해서 자연스럽게 인물들이 부각되는 것이다.

조재현은 딸 혜정과 치맥을 먹으며 딸의 주량이 소주 2병반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막힌 심장혈관 시술을 받은 후 1년만에 체크하러 병원을 찾는 이경규와 딸 예림의 이야기도 평범한 일상이다. 사람들은 “저렇게도 사는구나”하며 공감대가 형성된다. 아빠와 소소한 걸 하고싶어하는 혜정을 보면서 “저런 딸 한 명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중년남자들이 많을 것이다.


‘아빠를 부탁해’는 다양하게 풀면 안된다. 버라이어티가 아니다. ‘삼시세끼’처럼 만들면 안된다. 삼시세끼는 그 자체가 재미이다. 보는 즐거움을 찾게 해준다.

반면, ‘아빠를 부탁해’는 출연자들의 삶을 그냥 드러나보이게 하는것이다. 조미료를 치면 그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이 점에서 장혁재 PD는 참 잘하고 있다. 최대한 절제해야 한다. 그러면서 각자 한가지 이야기 정도를 던져주고 있다.

4명의 아빠중 조민기는 약간 과잉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챙기는 것 자체가 조민기의 삶이다. 이경규와 조재현은 이런 조민기에게 처음에는 “저렇게까지 하나, 너무 설정 아니야”라고 농담을 하지만, 조민기의 모습은 점점 이해된다.

제작진은 일상적인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 후 관계 개선 등 새로운 걸 보여줄 계획이다. 특별히 아이템을 찾지 않는다는 것이다. 출연자들의 자체 스케줄과 그들이 했던 이야기에서 단초를 얻어 연계성을 가지고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가족형편이나 행사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억지를 만들지 않는다.

장혁재 PD는 “우리는 끌려다닌다. 어디로 갈 지 모른다. 강석우씨가 집에서 딸과 머리를 염색하고, 조민기씨가 미국 가고, 조재현씨가 ‘K팝스타‘ 생방송 현장에 가는 것 등은 모두 자신들이 정한 것이다”고 말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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