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상한 커튼 ‘좋은 계절’= “멍하니 잠들어/끝없이 걷던 밤 비로소/아픈 가슴은 좋은 계절에/내려놓네”
담백하게 감싸는 목소리가 청자를 무장해제 시킵니다. 싱어송라이터 수상한 커튼의 목소리는 화려하지 않아도 기대고 싶은 편안함을 가지고 있죠. 단출한 편곡은 그런 수상한 커튼의 목소리의 장점을 잘 살려주는 군요. 늘 그래왔듯이 수상한 커튼의 수상한 이름은 ‘페이크’입니다. 커튼을 걷고 들여다보면 포근한 공간이 펼쳐지니 말입니다.
수상한 커튼은 ‘수상한 커튼의 일 년(Year of Mystery Curtain)’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수상한 커튼의 일 년’은 그가 ‘그 계절’ 혹은 ‘그 시기’에 연상되는 곡들을 만들어 매달 발표하는 프로젝트로, 청자의 피드백을 받아 다음 작품을 만들어 나가는 인터랙티브 작업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죠. ‘월간 윤종신’처럼 다음 달을 기다리게 만드는 좋은 시리즈가 만들어진 듯하군요.
▶ 최민수(36.5℃) ‘말하는 개’= “나는 말하는 개/바쁜 세상 언저리를 서성거리는/나는 말하는 개/개 고생을 밥 먹듯이 하고 다니는/말하는 개/나는 말하는 개야”
지난해 배우 최민수가 “가수 출신 배우들이 정말 싫다”며 “개나 소나 다 연기하는 게 싫다”고 ‘돌직구’를 날려 화제를 불러일으켰었죠. 그가 그런 발언을 한 이후 온ㆍ오프라인상으로 온갖 비아냥거림이 쏟아졌습니다. 최민수 또한 배우 출신 가수였으니 말입니다. 최민수의 진심은 겸업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한다는 의미였을 겁니다. 하지만 말이란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다보니 “너는 얼마나 잘하나 두고 보자”는 심정으로 그를 지켜보는 보는 이들이 많았죠. 최민수를 둘러싼 모든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이번 싱글에선 허세보다는 진심이 더 많이 느껴지는 군요. 최민수 본인이 만든 장르라는 ‘샤먼 블루스 록’이란 이름만 좀 어떻게 손을 봤으면…….
▶ 헤이즈 문(Haze Moon) ‘틱 톡(Tik Tok)’= “좁은 골목길을 멍하니 바라보며/가장 행복했던 그때를 그려보니/외면했던 별은 그대 모습 되어/소리 없이 활짝 날보고 웃어주네”
몽환적인 사운드에 실린 시간의 흐름을 좇는 가사가 회화적인 곡입니다. 과거로 흘러가 잊힌 현재와 수많은 기억들 중에서 끝내 잊지 못해 추억으로 남은 앙금들. 이 모든 것들을 갈무리한 전반부의 가사들이 후렴에서 반복되는 시계 바늘 소리를 묘사한 가사 “앤드 어 틱 톡(And a tik tok)”을 따라 아름답고도 아련한 풍경을 연출합니다. 공간감 있는 사운드에 녹아드는 감성적인 목소리도 무척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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