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을 알려주마] 미드는 왜, 시즌제 하게 된거지?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미국, 영국 드라마가 온라인을 통해 인기를 얻으며 드라마 시청자에게도 시즌제는 익숙해졌습니다. 국내 안방을 살펴보면 시즌제 드라마는 흔치 않습니다. CJ E&M 계열 채널인 OCN과 tvN을 중심으로 몇 편이 자리잡았을 뿐 지상파에선 아직 엄두를 못 냅니다.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는 오는 8월 14번째 시즌의 방송을 앞둔 ‘막돼먹은 영애씨’입니다.

사실 미국에서 시즌제 드라마가 시작된 데에는 피치 못할 이유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인기 미국드라마 ‘워킹데드’의 작가, PD 등이 소속된 ‘서클 오브 컨퓨전’의 창작 총괄자 하이라 알바라도(30)는 본지와의 인터뷰 당시 미국 시즌제 드라마 탄생 배경의 비밀을 알려줬습니다. 


하이라 알바라도는 “시즌제는 미국의 독창적인 시스템”이라고 말했습니다. “1950~60년대 지상파 방송사가 주류를 이루던 시절부터 광고주는 방송사의 매출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돈줄이었다”고 하더군요. 시간은 많이 흘렀지만 국내와 사정이 같죠. 특히 “당시 가장 큰 광고주는 자동차 업계였다”고 합니다. 하이라 알바라도는 “자동차 업계의 신차 출시 시점이 9~10월경인데, 홍보할 수 있는 시점은 대형 광고가 들어오던 때였다”며 “시즌제 드라마는 해당 광고와 맞물리며 탄생했다”고 합니다. “보통 해가 바뀌고 드라마를 시작하면 5월에 끝이 났고, 에피소드가 재미있을 경우 신차가 나오는 시점에 맞춰 새로운 시즌을 시작했다”며 “신차 판매량과 맞물려 태어난 미국만의 시스템”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10개 이상의 시즌을 만들어내며 미국인들에게 사랑받고, 공간을 뛰어넘어 전 세계로 뻗어간 시즌제 드라마의 인기는 사실 광고 판매량에 울고 웃는 방송사의 선택이었던 거죠.

최근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넷플릭스의 등장 때문이입니다. 전세계 유료 가입자만 5700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망 서비스인 넷플릭스를 통해 드라마를 선보이는 제작자들이 늘었습니다. ‘하우스 오브 카드’가 대표적입니다. 넷플릭스의 경우 광고의 영향을 받지 않는데다, 요즘 시청자의 소비 트렌드가 ‘몰아보기’로 바뀌어가며 미국의 제작자들도 16부작 이상의 완결된 드라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KBS2 ‘굿닥터’가 국내 드라마 최초로 미국 지상파에 포맷을 수출할 수 있었던 배경엔 드라마의 탄탄한 스토리와 보편적 감성 이외에도 미국 제작자들이 장편 드라마를 물색하기 시작했던 지난해 이뤄낸 성과입니다.

국내에선 희귀상품과도 같은 시즌제 드라마는 어떻게 탄생할까요. ‘막돼먹은 영애씨’는 물론 최근 시즌2를 마친 ‘식샤를 합시다’ 역시 시즌제로 이끈 박준화 PD는 ”잘된 드라마를 또 다른 형태의 컨셉트로 진행할 수 여지가 있을 경우에 새로운 시즌을 기획할 수 있다”며 “한 시즌에 임할 때는 다음 시즌은 없는 것처럼 드라마를 만든다”고 했습니다. 다음 시즌을 위해 이번 시즌에서 써야할 것을 아껴두지 않고 올인한다는 거죠. “이번 시즌이 마지막인 것처럼 진행해야 다음 시즌도 있다”는 것이 ‘시즌제 PD’라는 별칭을 안은 박준화 PD의 생각입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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