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ter 엔터] ‘팩맨’·‘빙봉’…스크린 물들인 어린시절의 추억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이 최근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통해 어른들을 울렸다. 고사리 손으로 색종이를 접던 시절로 잠시나마 돌아간 이들은, 당시 기억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감상에 빠졌다. 덕분에 색종이 매출도 뛰었다고 하니, 향수를 자극하는 콘텐츠의 힘은 상당하다.

극장가에도 어린시절의 에피소드를 추억하게 하는 영화들이 관객들의 감성을 건드리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인사이드 아웃’의 흥행을 주도하고 있는 건 20~30대 성인들이다.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유머러스한 에피소드가 돋보이는 영화인데도 이상하게 관객들을 울린다. 


그 중심엔 주인공 ‘라일리’의 상상 속 친구 ‘빙봉’이 있다. 라일리가 성장하면서 어느덧 잊혀진 빙봉은, 외로움 속에서도 끝내 라일리의 행복을 응원한다. 사실 누구든 묵은 기억 속엔 ‘빙봉’이 있다. 상상 속 친구를 품은 적 없더라도, 특별히 애정을 쏟으며 인격체처럼 대했던 인형이나 로봇, 물건 등이 있기 마련이다. 스크린 속 빙봉을 보며 관객들은 각자의 추억을 떠올리는 동시에, 돌아갈 수 없는 어린시절에 먹먹한 감정을 느낀다.

지난 16일 개봉한 ‘픽셀’은 아예 고전게임의 캐릭터를 소재로 했다. 영화는 게임 캐릭터의 모습으로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에 맞서, 고전게임 챔피언 3인방이 전투를 벌이는 내용을 담았다. 비록 악당으로 등장하긴 하지만, 추억의 게임 ‘팩맨’, ‘갤러그’, ‘동키콩’ 캐릭터의 등장엔 저절로 반색하게 된다. ‘테트리스’ 게임에서 블록을 처리하 듯 도심의 빌딩을 파괴하는 외계인들의 공격 장면도 눈길을 끈다.

지금은 보기 힘든 오락실 게임기와 당시 유행했던 게임들을 짧게나마 만나는 즐거움도 있다. 주인공들이 청소년 시절 고전게임 월드 챔피언전에 출전하는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제작진은 이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단종된 80년대 오락실 게임기 수백 대를 세계 각지에서 수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발한 소재를 평이하게 풀어낸 아쉬움이 있는 영화이지만, 엄마 눈치 보며 오락실을 드나들던 추억, 게임기가 있는 친구 집에 몰려가 시간을 보냈던 추억 등을 되새기며 잠시나마 감상에 젖는 즐거움은 보장된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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