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위대한 유산’, 2부작 둘 다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 기자]EBS가 광복 70년 특별기획물로 방송한 인물탐사 다큐멘터리 ‘위대한 유산’ 1, 2부가 호평을 받았다.

‘위대한 유산’은 세계에 떠도는 우리 문화재들을 지켜내기 위해 이국땅에서 헌신한 숨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1부 ‘조선백자의 꿈‘은 일본 교토 한가운데 100% 우리 문화재만을 소장 전시하는 ‘고려미술관’을 지어 일본사회에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앞장 선 재일동포 1세대 정조문의 이야기였다. 또 2부 ‘어보의 귀환’은 한국전쟁 당시 밀반출된 고종황제의 어보 등 총 93점에 달하는 국보급 문화재를 미국 현지에서 발굴해내고, 조건없이 고국으로 돌려보낸 재미동포 조창수와 윤삼균의 이야기였다. 


이 분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잔잔한 감동이 밀려왔다. 이 분들 만큼 할 수는 없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마음가짐이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런데, 마음만 가다듬을 게 아니라, 좀 더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간이 별로 없다. 정조문이 세운 고려미술관은 일본에서 한국인의 자부심을 느끼게 할 만한 유물들로 가득하지만, 관람객 부족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우리 국민들이 교토에 여행간다면, 꼭 고려미술관을 관람해야겠다.


2부인 ‘어보의 귀환‘의 주인공인 조창수가 근무하던 세계 최대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 내에 있는 ‘한국관’도 앞으로 2년 뒤인 2017년, 계약만료를 앞두고 있어 사라질지도 모른다. 우리 국민의 적극적인 관심으로 ‘한국관’을 존속시킬 수 있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천년고도 교토의 외곽 ‘일본 속의 한국’이라 불리는 고려미술관을 세운 재일교포 1세대 정조문(1918~1989)은 조센징이라는 차별 속에서 울분을 참아가며 평생을 바쳐 수집한 1700여점의 유물이 그 고려미술관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일본 전역을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던 우리 문화재들이었다. 그의 헌신적 노력으로 세워진 고려미술관은 해외에서 우리 문화재만을 소장 전시하는 최초이자 유일한 미술관이 됐다.

초등학교 3년이 학력의 전부인 정조문은 일본에서 고생하다 파친코 사업가로 성공했다. 그러다 교토의 한 골동품점에서 순백의 항아리인 조선의 백자를 만났다. 정조문에게 처음으로 민족의 자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그는 일본속에서 우리 문화재를 수집하고, 우수한 우리 문화를 알리는 작업에 몰두하며, 고려미술관을 건립했다.

정조문은 숨을 거두기전 가족들에게 고려미술관을 ‘훗날 통일된 조국에 기증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선친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장남 정희두는 25년째 고려미술관을 지켜가고 있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관람객이 줄어들고 물려받은 파친코 사업마저 불황을 맞으면서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

2부인 ‘어보의 귀환‘에서 미국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 최초의 한국인 큐레이터 조창수(1925~2009)는 한국전쟁 때 사라진 고종황제 어보를 포함해 국보급 우리 문화재 93점을 감정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거금을 요구했던 한 남자의 전화를 받았다.

조창수는 코리안 헤리티지재단 윤삼균 대표와 함께 위싱턴 교민들을 움직여 ‘어보 반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국문화 불모지나 다름없는 워싱턴에서 두 사람은 고종어보의 조국환수라는 큰 일을 성공시킨데 이어 세계 최대의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 안에 ‘한국관’을 짓기 위해 또 다시 의기투합했다. 특히 조창수는 스미소니언 박물관 수장고에 잠들어 있는 3천여점에 달하는 소중한 우리의 문화재들이 빛을 보기를 간절히 원했다. 10여년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2007년 드디어 한국관이 개관했다. 규모는 작지만 존재의미는 실로 막중하다. 그러나 한국관은 앞으로 2년 뒤인 2017년, 계약만료를 앞두고 있다.

‘위대한 유산’ 제작진은 숨은 영웅들의 삶의 궤적을 추적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을 수차례 오가며 직계가족과 지인들의 생생한 증언을 듣고, 이야기의 일부는 다큐 드라마로 재연해내 이해를 도왔다.

‘위대한 유산’은 숨은 영웅의 이야기를 알리는 것과 동시에 현재 전세계를 떠돌고있는 16만여점에 이르는 ‘우리 문화재 디아스포라(Diaspora- 유랑)’의 현주소를 알리고, 인류 공동의 자산인 ‘문화재’의 가치와 보존에 관한 특별한 내용을 담아 의미를 더했다.

내레이션은 우리 문화와 예술에 대한 애정과 조예가 깊은 배우 지진희가 맡아 우리 문화재를 지켜내기 위해 노력한 이들의 모습을 잘담아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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