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배성우 “첫 주연작 ‘더 폰’, 슬슬 초조하고 걱정돼”

‘신스틸러’, ‘다작요정’ 등으로 강렬한 인상을 가진 배성우가 이번에는 주연으로서 전면에 나섰다. 추적스릴러 ‘더 폰’을 통해서다. 어딘가 부족해보이는 코믹 연기부터 인간병기, 흔히 볼 법한 동네 아저씨, 범죄자, 경찰, 살인마 연기까지, 이 배우의 스펙트럼은 보통이 아니다. 그의 눈에는 천진함과 살기가 자유자재로 표현이 된다. 백지처럼 본인이 물들고자 하는 색깔을 정확히 표현해낸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손에 휴대전화를 들었다. 표정만으로도 긴장케하는 살기를 보여준다. ‘더 폰’은 그가 배우로서 관객에게 한층 더 깊게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21일 삼청동의 어느 한 카페에서 배성우를 만나봤다.

‘더 폰’은 1년 전 살해당한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은 한 남자가 과거를 되돌려 그녀를 구하기 위해 벌이는 단 하루의 사투를 그린 추격 스릴러다. 배성우는 극중 도재현 역을 맡아 손현주와 대립한다.

‘타임추적스릴러’ 소재는 많이 영화에 쓰여졌지만 풀어내는 방식은 신선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가정을 하며 보면서도 사실적인 연기와 연출에 빠져들게 만든다. 그가 생각한 ‘더 폰’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시나리오 보고 어느 정도 설득을 당했습니다. 시나리오 보면서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쉬지 않고 한 번에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소재가 신선하고 독특하다고 생각은 안했어요. 외국 영화에도 많이 나왔고 드라마에서도 나오는 소재였으니까요. 이걸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역할들도 미적 거리지 않고 빨리 일을 진행하니까요. 도재현 같은 경우는 빨리빨리 제거해나갔죠.(웃음) 전개가 스피드한 것도 좋았고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지는 추격신이 이 영화의 관전포인트라고 할 정도로 사실적이다. 분명 소재는 SF지만 이들의 길거리 추격신은 우리가 생활하는 서울 도시에서 펼쳐져 더욱 현실감을 더한다.

“시간을 소재로 한 부분들은 구멍이 생기기 쉽거든요. 진짜 있는 일은 아니지만 치밀하게 그려야 했어요. 듣도보도 못한, 제작진들도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니까요. 솔직히 빈틈이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까 그걸 줄여나가는 것에 신경을 썼어요. 보시는 분들은 어떠실지 궁금하네요.”

“시간을 넘나드는 것보다도 단순히 2014년, 2015년 한 시간대에 계속 도망치고 추격하는 부분들이 임팩트가 있죠. 이 신들은 타임 트러블과는 상관없는 부분이죠. 그걸 연결시킨 것이라서 재미있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잘 설득 당하면서 보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장점이 분명히 있는 영화니까요.”

영화 속 긴박한 추격신은 배성우의 부상투혼을 딛고 만들어졌다. 그는 인대가 찢어졌지만 아픔보다는 부상으로 인해 표현하고자 하는 연기들이 방해될까 걱정이 앞섰다.

“액션신을 찍다가 인대가 찢어졌는데, 뛰는 신이라 일단 뛰었죠. 나중에 병원가서 치료 받고 깁스를 했어요. 집안 액션은 전부 다치고 나서 찍은 것들이었어요. 발목도 발목이지만, 부상 때문에 액션이 불편하게 나오면 안되니까 더 신경썼어요.”

도재현이라는 인물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배성우는 김봉주 감독과 많은 대화를 통해 생활형살인마 도재현을 만들어냈다.

“사이코패스가 아니라서 좋았어요. 살인을 즐기는 인물이 아니라 생활형 범죄자인거죠. 저는 처음에 지금 그려진 것보다 훨씬 라이브한 인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대사에서도 위트가 느껴졌거든요. 그런 식으로 접근했는데 감독님이 살인마 같은 느낌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나빠보이려했는데 감독님은 단선적인 인물이었으면 하더라고요. 상황이 복잡하니까 인물은 단순하게, 그러면서도 강렬하고 직선적인 느낌을 원하셨어요.”

“이 인물이 살인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고 위급한 상황에 빠지니까 더 악다구니를 쓰게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 쪽을 생각하신 것 같아서 그렇게 연기를 하게 됐습니다.”

이 영화의 신 중 80%는 밤에 촬영됐다. 여름에 찍었기에 해가 길고 일찍 뜬다는 기상 조건 때문에 빡빡하진 않았을까, 또 밤에 촬영하는 것이 몸에 무리가 되진 않았는지 물었다. 하지만 그는 웃으며 “저는 원래 밤에도 일 잘해요”란다. 그러면서 만족해마지 않았던 현장 분위기를 전해줬다.

“이번 작품은 영화 장르가 스릴러라 그런지 스태프들이나 배우가 수줍어하다가도 촬영만 들어가면 다들 몰입하고 긴장을 했어요. 그래서 조금 더 영화를 찍는 현장 같았어요. 추격신 스케일도 크고 시간은 부족하고, 집에서 하는 액션들은 위험한 요소들이 많으니까 다들 긴장했던 것 같아요. 저는 이런 분위기가 더 신났어요.”

최근 배성우는 KBS2 ‘해피투게더’에 조정석과 함께 출연, 첫 예능 나들이를 마쳤다. 반응은 뜨거웠다. 방송 후부터 다음날까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하루종일 이름을 올렸다. 사실 배성우는 영화 제작발표회, 언론시사회 현장에서 재치있는 입담으로 선보여왔었기에 필자는 이런 반응을 예상했었다.

“예능을 처음 나가다보니 신선한 맛이 있었어요.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보니까 MC 하시는 분들은 대단하신 것 같아요. 그 재미를 매주 찾아서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시겠어요. 전 나가기 전에도 겁났는데 출연 후에도 겁이 나더라고요. 보통 일이 아니었어요. 웃긴 연기 좋아하고 평소에도 사람 웃기는거 좋아하는데 전 배우가 직업이니까 연기를 제일 먼저 생각 해야 한다고 봐요. 이번에는 영화 홍보 때문에 나간 것이었는데도 고민이 되더라고요. 보여지는 직업이기 때문에 파급력도 크고 하니까 생각 없이 많은 노출이 되면 바람직한 것 같진 않아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요.”

공교롭게 ‘더 폰’은 배성우가 출연한 노덕 감독의 신작 ‘특종:량첸살인기’와 같은날 개봉한다. 그렇기에 배성우는 쉴새 없는 홍보일정을 소화 중이다. 홍보 일정이 촬영보다 더 바쁘고 힘들다고 웃으며 털어놨다.

“‘더 폰’이랑 ‘특종:량첸 살인기’가 같이 개봉하게 됐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원래 ‘특종:량첸살인기’는 조금 더 빨리 개봉하려고 했는데 많이 늦어졌어요. 그래서 두 영화의 인터뷰, 홍보 행사들이 많았어요. 촬영할 때보다 10월 한달이 더 바빴던 것 같네요. 하하.”

첫 주연작 ‘더 폰’이 남다르게 다가갔을 것 같았다. 다른 작품들과 개봉을 기다리는 심정에 차이점이 있었다.

“찍을 땐 별로 주연이라고 생각도 안했어요. 손현주-엄지원 부부가 주연이죠.(웃음) 그런데 포스터에도 나오고 셋이 끌어가는 부분도 많고 홍보에도 전면으로 나서다보니까 슬슬 부담이 되요. 제작자처럼 초조하고 걱정되더라고요. 하하.”

2015년 ‘베테랑’, ‘오피스’, ‘뷰티인사이드’, ‘특종:량첸살인기’, ‘더 폰’ 그리고 곧 개봉을 앞둔 ‘열정같은 소리 하고 있네’, ‘내부자들’ 까지 많은 작품에 출연했고 흥행에서도 웃었다. 그러면서도 영화를 대하는 이분법적 성적과 시선에 대해서 걱정했다.

“손익분기점은 넘었으면 좋겠어요. 더 잘되면 좋고요. 요새 영화 성적이 대박 아니면 쪽박인 경우가 많아요. 그러다보니 위험 부담이 커지고, 영화 장르도 편향되는 면이 있는 것 같고요. 제가 출연하고 안하고를 떠나서 중박, 허리가 되줄 영화가 필요한 것 같아요.”

배성우에게 마지막 질문으로 ‘더 폰’의 관전포인트를 부탁했다. 아이러니하게 ‘아무 정보 없이 봐달라’라는 말이 나왔다. 설명을 듣고나니 일리있는 말이었다.

“아무 정보 없이 ‘더 폰’ 보셨으면 좋겠어요. 액션이 화려한 것도 아니고 대단히 큰 볼거리가 있는 영화도 아니지만, 궁금증을 가지고 오셨으면 좋겠어요. 어차피 소재는 공개가 됐으니, 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호기심을 가지고 오셔서 몰입하시면 보면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유지윤 이슈팀기자 /jiyoon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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