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방송은 송혜교가 송중기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사랑스러운 장면에 이은 둘 간의 쌍방향 러브라인이 시청률 상승의 견인차다.
두 사람은 대인지뢰를 제거하면서도 멜로를 했다. 일명 ‘지뢰밭에서 멜로하기’. 이어 히치하이킹으로 올라탄 농가의 트럭 뒤에서 키스를 나누는 이들과 황혼녘 평온한 농촌, 한마디로 그림 죽인다. 여기에 가수 거미의 ‘유 아 마이 에브리싱’이 나오면 이건 시청자들을 고문하는 수준이 된다.
드라마의 판타지, 소위 ‘영웅‘을 그려내면서 여성에게 최적화된 남자영웅(송중기가 연기하는 유시진)을 창조하는 김은숙 작가의 센스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효력을 발생시킨다. 물론 이는 김 작가의 전작인 ‘상속자들’에서 이미 증명된 바다.

‘태양의 후예‘가 방송되는 수,목요일 밤 10시대는 SBS, MBC 드라마 시청률을 3%대로 만들어놓았을 뿐만 아니라, 드라마가 아닌 일반 프로그램을 방송하는 케이블, 종편에도 시청률 저하를 가져왔다. ‘태후’는 이들 PD 말을 빌면, 거의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는 것이다. 하긴, ‘태양의 후예’ 할 때 와이프에게 말을 걸거나 심부름을 시킨다면 후환은 각오해야 한다.
하지만 ‘태양의 후예‘가 시청률 30% 돌파에다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것은 송중기-송혜교 등의 황금 캐스팅에다 판타지 트렌디물의 1인자 김은숙 작가의 투입만은 아니다.
제작방식에 있어서의 진화도 큰 몫을 차지한다. 사전제작 블록버스터 드라마라고 돈만 많이 쓴다고 되는 게 아니다. 기획력이 동반된 장기 프로젝트다. 배우들의 여름과 겨울 옷차림이 동시에 나온다. 이전에 비해 그림이 크게 달라진다. 표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
우르크에 강한 지진이 발생했을때 엉성한 CG를 사용했다면, 극적 현실감이 크게 떨어졌을텐데, ‘태후’는 블록버스터 재난영화에 비견될만큼 ‘무너지는 장면‘을 잘 보여주었다. 거의 무비드라마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때깔 좋고 완성도 높은 화면이다.
김은숙 작가는 이미 로맨틱 멜로에서는 완벽히 검증된 크리에이터다. 하지만 이번에는 알맹이가 김은숙 작가 자신의 것이 아니다. 2011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작으로 선정된 김원석 작가의 ‘국경 없는 의사회’다. 이 내용에다 로맨스를 포함한 말랑말랑한 김은숙 작가의 표현방식이 더해져 시너지가 창출됐다. 김은숙 작가 입장에서는 자신의 이전 트렌디물과는 다른 새로운 ‘공간’에서의 멜로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것은 제작상의 ‘합작’라고 할 수 있으며, 협업 집단 제작방식의 시스템이 구축된 상태를 의미한다. 말 그대로 팀제이며, 공장시스템이다.
김은숙 작가도 나이가 44세다. 아무리 감각이 뛰어난 작가라도 신세다가 사용하는 말과 행동, 스타일을 다 알 수는 없다.
김은숙 작가의 제천 작업실에는 요즘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생생한 언어를 알고있는 젊은 작가들이 함께 한다. 젊은 세대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근간으로 김은숙 작가의 오글거리며, 감각적인 대사가 입혀지게 된다. 알맹이와 포장지의 효율적인 협업이다. 메인작가 혼자 하거나 과거 도제식 작가시스템으로는 캐릭터의 다양성, 현재성에서 뒤지게 된다. 수직적 작업이 아닌 수평적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태양의 후예’의 실제작비 130억원은 KBS가 감당하기에는 무리다. 영화제작배급사 NEW와 KBS가 제작비를 7대 3 비율로 부담해 공동제작함으로써 KBS 전파를 탈 수 있었다. KBS로서는 극도로 침체에 빠져있던 주중드라마를 완전히 살린 셈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