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재훈의 경우, 지난 20일 ‘라디오스타’ 출연은 시기적으로 빠른 감이 있다. 그러나 보니 틈틈이 사과와 예능(개인기)를 동시에 보여주기도 하고, “제가 자숙이 끝나서 방송에 나온 게 아니라~“라고 했다가, 아예 “오늘은 웃기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예능인의 복귀 사례에서 발견되는 한가지 공통점은 방송에 나와서도 여전히 사과, 자숙, 속죄 모드를 가동시켜야 하는 점이다. 여기에 복귀 예능인의 딜레마가 있다. 이 점은 배우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다.
물의를 일으킨 연기자는 작품에서 하차해 있는 시점과 복귀가 잘 구분돼 있다. 작품에 들어가면 캐릭터에 빙의되면 된다. 이병헌이 영화 ‘내부자들‘에 출연해 사과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물의를 일으켰던 예능인들은 웃음의 수위 조절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과감하게 지르지를 못한다. 이수근이 ‘아는 형님’에서 초반 한참동안, 또 ‘신서유기1‘에서 눈치를 보고 있는 것도 같은 이치다.
예능인은 TV에서 무조건 웃겨야 한다. 김흥국이 ‘털어야 사는 것’처럼 모든 예능인은 TV에서 웃겨야 산다.
TV에서는 웃겨야 살고, 실생활에서는 올바른 인간으로 살면된다. 이게 가장 바람직한데, 요즘 노홍철은 이게 거꾸로 된 느낌이다. 노홍철이 자신의 집앞에서 자신을 때린 사람을 오히려 배려했던 모습은 노홍철의 인간 됨됨이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노홍철이 ‘무한도전‘에 오면 사기꾼(캐릭터)으로 맹활약하면 된다. 노홍철은 ‘무한도전‘에서 보여준 사기꾼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나올 때쯤에라야 완전한 재기가 이뤄질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이들 예능인들은 복귀해서 계속 활동하고 있는데도(물론 지상파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기는 하다) 여전히 ‘복귀 과정’중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예능인의 경우 완벽한 복귀는 지상파 출연이고 지상파 고정이라 할 수 있다. 탁재훈은 ‘라디오스타‘의 때이른 출연으로 욕을 먹기도 했지만, 대신 웃음 능력 하나는 보여주었다. 욕을 먹더라도 확실히 웃겨야 한다. 탁재훈이 “좀 아쉽다. 몸이 풀릴려고 했는데… 조금 일찍 나간 것 같다”고 말했지만, 웃기는 능력만은 확실히 보여준 것 같다.
먼저 복귀한 예능인들이 불법도박 등으로 인해 생긴 비호감 이미지 때문에 예능 능력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못받거나 자신이 스스로 기를 못펴고 있는 것에 비해, 탁재훈은 이들과는 조금 다른 복귀수순을 보여준다.
이날 탁재훈은 사과까지 예능으로 승화시켰다. 탁재훈에 대해 “예능감 하나는 살아있네”라는 반응을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탁재훈에게 참 다행이다. 복귀하고도 감이 떨어졌다느니, 안웃긴다고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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