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슈퍼히어로의 역설, 마블이라면?

[헤럴드경제(싱가포르)=이세진 기자] ‘어벤져스’로 뭉쳤던 마블의 영웅들이 두 편으로 갈라져 대결을 벌인다. 27일 개봉하는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감독 안소니 루소, 조 루소)다.

그동안 아무런 제약 없이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해 오던 ‘어벤져스 팀’. 하지만 이들의 선행은 자꾸만 의도치 않은 희생자들을 만들어 낸다. 여론이 심각해지자 UN은 어벤져스에게 찾아와 ‘슈퍼히어로 등록제’에 동의하고 국제기구의 통제 아래서 활동할 것을 제안한다.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은 그동안 자신들에게 희생된 이들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슈퍼히어로 등록제’에 찬성한다.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는 제안에 동의하면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없다며 반대한다. 각자의 신념에 따라 ‘팀 아이언맨’과 ‘팀 캡틴’으로 갈라선 어벤져스 팀은 서로 정면대결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휘말린다.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크리스 에반스가 22일 싱가폴 마리나베이샌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 조 루소 감독과 배우 크리스 에반스, 세바스찬 스탠, 안소니 마키가 22일 싱가폴 마리나베이샌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월트디즈니코리아 제공]


▶ 팀워크 대신 분열…왜 ‘슈퍼히어로 등록제’인가?=‘캡틴 아메리카:시빌 워’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새 서막을 여는 영화다. 이전까지는 어벤져스 팀을 주축으로 한 팀워크가 영화의 기본 주제였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이들의 분열을 다룬다.

22일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컨벤션 센터에서는 영화를 연출한 조 루소 감독과 ‘팀 캡틴’ 진영의 크리스 에반스, 세바스찬 스탠(윈터 솔져 역), 안소니 마키(팔콘 역)와 한국 기자단이 만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공동 연출인 안소니 루소 감독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이 함께하는 ‘팀 아이언맨’은 프랑스 파리와 독일 베를린에서 같은 행사를 이어갔다.

조 루소 감독은 “영화 안에서만 보면 어벤져스에게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강요하는 인물이 이들을 ‘통제’하고 싶어 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현실에 슈퍼히어로가 있다면 당연히 관리는 필요할 것이고 관리의 주체가 누구인지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슈퍼히어로 등록제’에 반대하는 크리스 에반스와 세바스찬 스탠도 현실에서는 통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에반스는 “아무리 초인들이 사람을 많이 구했다고 하더라도 그 초능력이 잘못 쓰일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개인이든 단체든 국가든 통제나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영화에서는 그동안 스스로를 아이언맨이라고 밝히고 자유분방한 ‘공개 슈퍼히어로’ 활동을 해 오던 아이언맨이 ‘슈퍼히어로 등록제’를 찬성한다. 반대로 고지식한 ‘구세대’ 영웅이던 캡틴 아메리카는 이를 반대한다는 설정이다. 캐릭터의 전형성을 탈피한 이 구도에 대해 조 루소 감독은 “캐릭터들의 반전(twist)을 의도했다”라면서 “1차원적으로 캐릭터가 그대로 이어지기보다는 입체적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 해에만 10편 가까운 슈퍼히어로 영화들이 쏟아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왔다. 조 루소 감독은 “그렇기 때문에 깊이 있고 차별화된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면서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만들고 스토리텔링의 깊이, 거기에 유머로 균형감각을 맞추려는 노력이 들어갔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 19일 언론시사회에서 공개된 이 영화는는 전작들에 비해 입체적으로 살아난 캐릭터들이 두드러졌다. 나르시시즘에 가까운 자신감을 보였던 아이언맨은 과거의 실수를 후회하고, 캡틴 아메리카에 조금 더 동조하던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는 슈퍼히어로 등록제에 찬성하며 ‘팀 아이언맨’에 가담한다. 가진 초능력을 미숙하게 사용하던 스칼렛 위치(엘리자베스 올슨)도, 방황하던 청소년인 스파이더맨(톰 홀랜드)도 성숙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지만 희생자를 발생시킨다는 ‘슈퍼히어로의 역설’도 슈퍼히어로 등록제 찬반 논쟁이라는 에피소드를 통해 안정적으로 설명됐다. 허무맹랑한 슈퍼히어로 영화지만 그래도 설득력 있는 줄거리가 덧대어져야 만족하는 국내 영화팬들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지점이다.

▶ 마블의 파죽지세…‘어벤져스2’ 기록 넘을까=독특한 세계관과 탄탄한 줄거리, 유머러스함, 다양한 캐릭터들의 변주. 마블 시리즈가 한국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다.

지난해 4월 개봉한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는 국내 슈퍼히어로 영화 흥행 진기록을 세웠다. 개봉 전날 90%가 넘는 예매율을 기록했고, 수요일 개봉에도 불구하고 이날 하루만 62만 명을 불러 모았다. 총 1049만 명 관객을 기록한 ‘어벤져스2’는 마블ㆍDC코믹스 슈퍼히어로 영화를 통틀어 국내 최고 흥행기록을 썼다. 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중에선 13번째 성적이다.

‘어벤져스2’의 성공만큼 1년만에 나온 후속편인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에 대한 기대치도 높다. 국내 영화계 관계자들은 올해 1~4월까지 폭발적인 흥행작 없이 잠들어 있는 극장가에 관객을 채워 줄 ‘리딩(leading) 작품’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별다른 경쟁작도 없다. ‘캡틴 아메리카:시빌 워’가 올해 첫 ‘1000만 영화’로 이름을 올릴지 기대를 모은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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