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간대ㆍ좌석별 차등 요금제 도입= CGV는 지난 3월3일부터 시간대ㆍ좌석별로 차등화된 요금제를 시행했다. 콘서트, 뮤지컬, 스포츠 관람처럼 좌석 위치에 따라 이코노미존ㆍ스탠다드존ㆍ프라임존으로 3단계로 구분해 가격을 차등화하고, 기존 4단계였던 주중 시간대를 6단계로 세분화했다.
좌석별로는 스탠다드존을 기준으로 이코노미존은 1000원 낮게, 프라임존은 1000원 높게 가격을 책정했다. 그러나 이코노미존은 극장 좌석의 20%에 불과한 데 비해, 가격이 인상되는 프라임 존은 35%로 15% 포인트나 많다. 특히 관객 수가 적을 때도 우선적으로 배정받을 수 있었던 프라임존 좌석을 앞으로는 1000원을 더 주고 구매해야 해 관객의 추가적인 부담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주중 상영 시간대는 모닝(10시 이전), 브런치(10시~13시), 데이라이트(13시~16시), 프라임(16~22시), 문라이트(22시~24시), 나이트(24시 이후) 6단계로 나뉘어졌다.
이어 롯데시네마도 오는 27일부터 가격 차등화를 도입한다. 기존 조조ㆍ일반ㆍ심야 3개 시간대를 조조(10시 이전), 일반(10시~13시), 프라임(13시~23시), 심야(23시 이후) 4개로 세분화하면서 ‘프라임’ 시간대를 신설했다. 새 요금제에 따르면 주중 일반 시간대 가격이 2000원 낮아지는 것을 제외하고는 주말 조조, 주말 프라임 요금은 1000원 인상, 주말 심야 요금은 2000원 인상됐다. 롯데시네마는 CGV가 신설한 좌석별 차등제는 도입하지 않았다.
3위 극장체인인 메가박스는 25일 헤럴드경제에 “아직은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 시민단체 반발…소비자들 머리 ‘지끈’= 소비자단체들은 CGV와 롯데시네마가 도입한 새 요금체계에 대해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지난 3월 CGV 5개관에서 상영된 영화 ‘귀향’과 ‘주토피아’ 예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가격이 인상된 프라임존의 예약률이 이코노미존보다 높았다며 “소비자들은 관람의 편의를 위해 1000원을 더 내고 ‘울며 겨자먹기’로 프라임존 좌석을 구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시네마 정책에 대해서도 규탄이 이어졌다. 주말 황금시간대 관람료를 인상하는데 ‘관람객 분산’이라는 명분이 비상식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CGV측 한 관계자는 “연간 관객수가 2억명 수준에서 늘어나지 않고 정체된 상황과 인건비와 임대료 인상 등 가격 인상 요인이 많았지만 일괄적인 가격 인상보다는 좌석별ㆍ시간대별 차등을 주는 방식으로 고객 줄이려는 시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화관 좌석에 등급을 매겨 요금을 다르게 받는다는 개념을 일반 관객들이 저항 없이 수긍하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달 30일 새 요금체계 도입에 반대 성명을 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소속 소비자공익네트워크의 백병성 이사는 “영화관은 콘서트, 뮤지컬, 스포츠 경기와 같이 좌석 위치에 따른 만족이나 불편의 체감 수준이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라며 “이를 차등화한다는 것은 실질적인 가격 인상효과를 보려는 극장 측의 방침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ㆍ일본 등에서는 영화관 좌석 차등제의 개념이 없다. 시간대별 요금 차이는 있다. 미국에선 극장 마다 차이가 있지만 통상 일반 관객에게는 낮 시간대인 마티네(matinee)와 저녁(evening) 시간대를 나누어 2~3달러 가량 차이나는 요금을 받는다. 그마저도 어린이, 학생, 노인, 군인 등은 마티네와 저녁 요금 차이가 없다.
일본은 일반 관람료 1800엔을 기준으로 심야(20시 이후) 시간대에 500엔 할인이 정착됐다. 영화의 날(매월 1일)이나 여성의 날(매주 수요일) 등 특별한 날에도 할인이 들어간다. 대학생, 고교생, 어린이, 시니어 등에게는 관람 시간대와 관계없이 할인 요금이 적용된다.
주중ㆍ주말 요금 차이에 더해 최대 하루 6단계의 시간대, 3단계의 좌석 존으로 잘게 쪼개진 요금 체계가 소비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2D, 3D, 4D, 대형관 등 특별상영관의 요금체계까지 적용되면 경우의 수가 수십 가지로 늘어나 직관적인 선택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녹색소비자연대의 이주홍 국장은 “극장 측에서는 ‘가격 다양화를 통한 소비자들의 선택권 강화’라고 포장하고 있지만, 가격 체계가 복잡해질 수록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