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MBC 일일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황정음은 ‘떡실신녀’로 거듭났다. 기존의 예쁜 여자 연예인의 틀을 깨고 무자비하게 망가졌다. 그 중 술에 취한 연기와 더불어 술에 떡이 돼 진상을 피우는 모습은 황정음의 트레이트 마크가 됐다. 이른바 ‘떡실신녀’라는 별명을 얻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만취 연기뿐 아니라 침 흘리고 자는 모습은 물론 길거리 한복판에서 눈물, 콧물로 대성통곡하는 장면은 기본이었다. 상대 남자 배우인 최다니엘에게 번번이 속아 넘어가며 무식하지만 엉뚱한 매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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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C제공] |
그 다음의 행보는 조금 달랐다. 2010년 3월 ‘거침없이 하이킥’이 끝나자마자 도전한 드라마는 시트콤도 로코도 아닌 정극이었다. 이범수, 박진희, 주상욱 등의 배우와 SBS ‘자이언트’를 통해 호흡을 맞췄다. 첫 정극 도전이 순탄치 만은 안았다. 당시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는 ‘지붕뚫고 하이킥’ 때의 연기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평이 줄을 이었다. 시청률도 초반 10%대(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이하 동일 기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마지막 회인 60회가 자체 최고 시청률 38.2%로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이 후 황정음의 정극 행보는 계속됐다. ‘자이언트’가 끝나자마자 바로 MBC 30부작 드라마 ‘내마음이 들리니’로 안방을 찾았다. 로맨틱 코미디가 가미됐으면서도 청각장애인과의 사랑을 다뤄 훈훈한 작품이었다. 하지만 9회에서 최고 시청률 21.6%를 찍고 내려와 마지막 회는 16.7%로 막을 내리면서 아쉬운 성적표를 냈다. 그 다음작 MBC ‘골든타임’에서도 의사 역할로 정극에 도전했지만 평균 시청률 15.5%로 역시 초기 작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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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C제공] |
황정음이 정극 연기에서 최 정상을 찍은 작품은 KBS2 ‘비밀’이었다. 지성과 호흡을 맞추게 된 인연의 시작이기도 한 작품이다. 역시 평균 18.9%의 시청률로 ‘자이언트’를 뛰어넘진 못했지만 정극 멜로에서 한층 무겁고 안정된 연기를 보여줘 호평을 받았다. 황정음도 정극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낸 작품이자 황정음의 눈물 연기가 화제를 모았던 극이다. 연기를 재 평가 받았던 주요한 계기로 자리잡았다.
그 다음은 인생 드라마 두 편이 터졌다. ‘로코퀸’이란 명성과 함께 ‘시청률 제조기’, 지금의 ‘믿보황(믿고 보는 황정음)’이란 이름을 얻게 된 작품이었다. 다시 한번 지성과 호흡을 맞춘 MBC ‘킬미, 힐미’가 먼저 터졌다. 다중인격장애를 소재로 한 극으로 지성과 황정음의 케미가 돋보였다. 17회에서 최고 시청률 11.5%를 기록하고 평균 시청률 10.1%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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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C제공] |
정점은 작년 9월 MBC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서였다. 황정음은 주근깨 뽀글머리 ‘역대급 폭탄녀’로 대 변신했다. 로맨틱 코미디의 전형으로 못생겼던 여자가 예쁜 여자로 거듭난다는 설정에서 초반 꾸미지 않고 수수한 역할을 유쾌하게 해냈다. ‘지붕뚫고 하이킥’을 넘어서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거침없이 망가졌다. 무려 18.0%의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그 해 연말 시상식을 휩쓸었다. 로코퀸의 정상에 서는 순간이었다.
‘믿보황’이 또 한번의 도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25일 첫 방송으로 포문을 연 MBC ‘운빨 로맨스’를 결혼 후 첫 복귀 작으로 선택했다. 역시 로맨틱 코미디다. ‘그녀는 예뻤다’가 끝난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또 다시 로코를 선택한 데 관해 너무 이른 복귀라는 평과 똑같은 연기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일었다. 그래도 시작이 나쁘지 않았다. 10%대 시청률로 수목극 1위를 차지하자 역시 ‘믿보황’이란 말을 증명해 내고 있다.
이영미 드라마평론가는 “아무리 뻔한 배우를 또 쓴다는 말이 나오더라도 황정음은 검증된 배우이기 때문에 검증의 힘은 무서운 것”이라며 “가장 잘 소화할 것 같은 배우기 때문에 계속해서 선택을 받는 것이다. 본인도 ‘이걸 또 해야 하나’,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