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빼고 다 잘하는 ‘레인보우’ 지숙, 날다

[헤럴드경제]어쩌면 세상에 얼굴을 알린지 7년만에 솔로 홈런을 시원하게 날린 걸 수도 있다. ‘1위 빼곤 다 잘한다’ 평가를 받아왔던 비운의 걸그룹 ‘레인보우’가 데뷔(2009년)후 겪었던 아쉬움을 멤버 지숙(25)은 TV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그룹 전체의 호감도 상승은 물론 개인 이미지도 재고하는 ‘쌍끌이 효과’를 견인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연예정보 프로그램의 리포터로 활동하며 ‘쑥포터(지숙의 ‘숙’ 리포터)’라고도 불리웠던 지숙은 지난 3일 MBC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서 매력적인 싱글 라이프의 전형을 보여주며 자신의 팬을 넘어 일반 시청자들의 관심도 이끌었다.

그는 20대 중반의 여성과 걸맞지 않은 일을 척척 해냈다. 자동차 공기 정화 필터도 스스럼 없이 교체했고, 워셔액을 보충하는 일도 너끈히 처리했다. 프로그램의 연출력이 버무려진 영향도 있겠지만, 지숙은 남성 중심의 방송ㆍ음향 관련 박람회에 들러 궁금한 점을 캐묻는 ‘알파걸’의 면모도 보였다.

지숙이 갖고 있는 매력의 정점을 찍은 대목은 실생활에서 걸그룹의 한계를 스스로 파악하고, 이를 활용하는 자세에서 드러났다.그는 자신이 속한 걸그룹 ‘레인보우’와 관련, “저희 레인보우가 자주자주 나오기보다는 공백기가 긴 그룹”이라며 “긴 공백기가 주는공허함을 잘 알기 때문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블로그 포스팅을 위해 굴욕적인 ‘쩍벌 포즈’로 피사체를 촬영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자신의 가정사와 관련, 홀로된 부친을 애틋하게 생각하는 대목이 전파를 탄 데에선 부모를 먼저 생각하는 20대 여성의 됨됨이까지 엿볼 수 있었다.

화려함을 좇는 걸로 여겨지기 쉬운 연예인, 걸그룹의 겉포장을 스스로 걷어냄으로써 팬을 비롯한 일반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선 것이다. 시청률 상승은 덤이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숙이 출연한 ‘나혼자 산다’는 7.6%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주 방송분시청률보다 0.9%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3.6%),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5.5%)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날 방송이 전파를 탄 뒤 주요 포털사이트에 지숙의 이름이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고, 각종 SNS에서 그에 관한 호평이 쏟아지는 걸 두고 지숙과 그의 ‘레인보우’가 걸그룹 순위 차트를 역주행할 것으로 예단하는 건 섣부를 수 있다.

이미 걸그룹은 1세대를 넘어 3세대로 바통을 넘겨주는 분위기여서다. ‘레인보우’는 굳이 따지자면 ‘소녀시대’도 아닌 것이 ‘마마무’엔 세대적으로 뒤쳐지는 ‘낀세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숙과 ‘레인보우’는 롱런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멤버끼리 우애가 가장 돈독한 그룹이라는 평가가 방송가를 넘어 일반인들에게도 확산하는 조짐인 데다 대중도 이젠 멤버들의 인간 됨됨이를 세밀하게 볼 여유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지숙의 솔로 홈런을 ‘레인보우’의 것으로 옮겨오게 할지 여부는 이제 소속사의 전략에 달렸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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