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요정 김복주’ 4%대 시청률이 놓친 것

스무살 김복주의 좌충우돌 첫사랑 청춘물
1·2회 3.3%로 지상파 수목극 ‘꼴찌’

역도하는 여대생 설정 차별성 확보
자극적 소재없는 성장·힐링 풋풋한 로맨스
3회는 4.4% 기록…시청률 반전 주목

시청률로만 설명하기에는 아쉽다. ‘역도요정 김복주’에겐 특별한 매력이 있다.

지난 16일 첫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극본 양희승, 김수진/ 연출 오현종)는 바벨만 들던 스무 살 역도선수 김복주(이성경·사진)에게 닥친 폭풍 같은 첫사랑을 그린 감성 청춘 드라마이다. 


오랜만에 등장한 청춘물로 기대를 모으던 이 작품은 시청률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 1회와 2회는 3.3%를 기록했다. 다소 충격적인 수치다. 이는 경쟁작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이 워낙 막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곤 한다. 어쨌거나 ‘역도요정 김복주’는 현재 지상파 수목극 꼴찌에 해당한다.

하지만 못내 아쉬운 부분이 있다. 시청률이 시청자의 사랑을 증명하는 지표이긴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닐 수도 있다. 마니아층의 뜨거운 지지를 받아 종영 후에도 두고두고 회자되는 드라마들도 있기 때문이다. 시청률은 드라마의 메시지나 매력을 충분히 설명하진 못한다. 다만 대중성을 말할 뿐이다.

비록 소수의 선택만을 받고 있지만, ‘역도요정 김복주’는 자기만의 색이 확실한 드라마다. 그리고 ‘시청률 꼴찌’라는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길을 씩씩하게 잘 가고 있다.

이 드라마의 기획 의도는 스무살 꽃띠 역사(力士) 김복주의 좌충우돌 첫사랑 찾기다. 누구에게나 처음이었던 그 순간을 그린다. 흔한 이야기다. 그렇지만 역도를 하는 여대생이란 설정을 통해 차별성을 확보한다. 운동하는 여자, 그중에서도 힘을 쓰는 종목의 선수는 존중보다는 “네가 여자냐?”라는 선입견에 부닥치게 된다.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성을 상실했다고 간주되기 때문이다.

극 중 김복주 역시 그렇다. 그는 키가 크고 운동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각종 막말을 듣고, 성희롱을 당한다. 하지만 그 역시 첫눈에 반한 이에게 가슴 떨려 하는 소녀일 뿐이다. ‘역도요정 김복주’는 첫사랑 정재이(이재윤)에게 설레는 김복주의 감정을 편견을 걷어낸 시선으로 묘사한다. 여기에 그와 티격태격하면서 정이 들어가는 정준형(남주혁)과의 관계성이 더해지면서, 청춘들의 풋풋한 로맨스가 펼쳐진다. 


하지만 사랑놀음에만 함몰되진 않는다. 체대가 배경인 ‘역도요정 김복주’는 그 나이대 대학생들의 고민을 그리는 것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송시호(경수진)다. 리듬체조 퀸으로 불리는 그이지만, 자신에게 모든 걸 투자한 부모님의 기대와 슬럼프에 직면한 상황을 사이에 두고 괴로워한다. 여타 드라마에서는 메인 러브라인의 훼방꾼 정도로만 그려졌을 포지션이지만, ‘역도요정 김복주’에서는 성장통의 아이콘이다.

즉, ‘역도요정 김복주’에는 시청률 3%란 수치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담겼다. 저조한 성적에도 이 드라마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다행스럽게도 3회 시청률은 1%P 상승한 수치인 4.4%를 기록했다. 16부작인 만큼 반전을 일궈낼 여지는 아직 있다. ‘역도요정 김복주’가 보다 많은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성선해 기자/po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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