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회 남은 ‘미스터 션샤인’에서 기억해야할 역사 모멘트 4가지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종영까지 2회를 남기고 있다. ‘미스터 선샤인’은 조국을 빼앗기고 이름을 빼앗긴 이들이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며 장렬히 죽어가던 뼈아픈 근대사의 고해성사다.

특히 1907년 속 역사적 모멘트 4가지를 담아내면서 시청자들에게 잊혀진 역사를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지난 16일 방송된 22회에서는 조선을 침략한 일본의 악랄한 만행이 거세져가는 가운데, 유진(이병헌)-애신(김태리)-동매(유연석)-히나(김민정)-희성(변요한) 등이 위태로운 조선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으로 긴장감을 폭등시켰다.

무엇보다 22회분에서는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된 2년 후 1907년의 참담하고 고통스런 역사가 생생하게 펼쳐져 몰입도를 한층 고조시켰다. ‘도쿄 권업박람회에서 어른 10전, 어린이/군인 5전을 받고 우리 안에 조선인 남녀를 가두어 전시하였다. 도쿄 아사히 신문은 “박람회장에 조선동물 두 마리가 있는데 아주 우습다”로 논평했다’라는 호외가 뿌려짐과 동시에, 일장기가 펄럭이는 한국주차군사령부 간판 앞에 포승줄에 묶여 끌려 들어가는 의병들의 비극적인 상황이 펼쳐진 것. 이와 관련 역사적 실존 인물들이 등장, 일제 강점기 직전의 뼈아픈 1907년의 역사를 되돌아보게 만든, ‘역사 모멘트 no.4’를 정리해봤다.

◆‘역사적 모멘트 #1’ 안창호
지난 22회분에서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의 강렬한 등장은 묵직한 울림과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며 안방극장을 압도했다. 극중 유진(이병헌)은 애신(김태리)의 목숨을 구하고자 주일 미국공사관을 저격, 3년 실형에 불명예전역을 선고받고 감옥에 수감됐던 상황. 이후 3년 만에 출소한 유진은 거리를 걷다가 콜롬비아 대학의 위치를 묻는 청년과 만났다.

조선인이냐고 묻는 유진에게 청년이 “조선인이십니까? 타국에서 이리 동포를 뵈니 참으로 반갑습니다”라고 답하자 유진은 러일전쟁과 지난 3년간의 조선의 소식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청년은 “러일전쟁은 일본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그로인해 을사년에 대한은 일본과 늑약을 맺고 사실상 주권을 강제로 뺏겼구요. 통감부가 설치되고 대한제국의 통치는 일본의 명령과 허락 아래 이뤄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가장 먼저 대한과 손을 잡아놓고 가장 먼저 그 손을 놓고 대한에서 공사관을 철수시켰구요. 대한의 이런 상황을 알리기 위해서 많은 동포들이 애쓰고 있습니다”라고 자세한 정황을 설명했다.

이어 길을 알려주는 유진에게 청년은 “실례가 안 된다면 이렇게 뵌 것도 인연인데 함자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라면서 “안가 창호입니다”라며 악수를 건넸다. 그러자 유진은 안창호에게 “조선은 쉽게 굴복하지 않을 거요. 조선을 지키는 자들이 있소, 의병들이”라면서 애신을 비롯해 목숨을 내걸은 의병들을 떠올렸고 안창호는 “저도 그들 중 하나입니다”라고 의연하게 대답, 전율을 안겼다.

◆‘역사적 모멘트 #2’ 정미칠적
지난 22회분에서는 매국노 이완익(김의성)의 죽음 이후 궁내부 특진관으로 이완용(정승길)이 등장해 안방극장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조선에 들어온 이토 히로부미가 “대관정에 주차군사령부가 설치되어 일본이 대한제국과 서양 강대국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라며 고종(이승준)에게 인사를 표하자 고종은 궁내부 특진관이 잘 보좌하라고 일렀다. 이어 훗날 ‘을사오적’(조선의 실질적 침략인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1905년 일본이 강제로 맺은 을사늑약에 찬성, 서명한 5인의 대신, 이완용, 박제순, 이지용, 이근택, 권중현)의 일원인 궁내부 특진관 이완용의 모습이 담겼던 것.

이후 1907년, 이완용은 고종에게 “을사년 조약을 늑약이라 떠드는데 독립이라는 칭호가 바뀌지 않았고 제국이라는 명칭도 그대로이며, 종사는 안전하고 황실은 존엄한테 다만, 외교에 관하여 한 가지 문제만 잠시 이웃 나라에 맡긴 것이옵니다”라고 말한데 이어, 헤이그에 밀사를 파견한 고종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던 터. 이와 함께 고종에게 자결함으로써 사직의 위기를 구하라는 농상공부대신 송병준과 조정의 안위를 위험케 하는 것은 고종이라는 군부대신 이병무의 발언이 이어졌고, 결국 고종에게 총을 겨누며 “황위를 황태자 전하께 양위하시고 물러나세요”라는 이완용의 압박이 펼쳐져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때 이완용과 함께 나란히 서 있던 농상공부대신 송병준, 군부대신 이병무, 학부대신 이재곤, 내부대신 임선준, 탁지부대신 고영희, 법무대신 조중응 등은 1907년 이완용과 조선통감부 통감 이토 히로부미 명의로 체결된 한일신협약(정미7조약)에 찬성한 조정대신들, ‘정미칠적’이다.

◆‘역사적 모멘트 #3’ 고종 폐위
고종은 1905년 일본이 대한 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는 을사늑약을 강제로 체결하자 1907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만국 평화 회의에 특사를 파견, 대한 제국의 실상과 을사늑약의 부당성을 알리고자 했던 상태. 을사오적과 정미칠적에 포함된 유일한 인물인 이완용은 헤이그에 밀사를 파견한 고종에게 황위를 양위하라며 총까지 겨눴고, 고종은 “선위하겠다”라면서 황제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에 의병들은 고종의 폐위에 앞장서는 일진회(대한제국 말기에 친일에 앞장선 단체)의 기관지인 국민신보사를 파괴하고 이완용의 집을 폭파시키는 등 격렬하게 저항했다. 또한 고종의 강제 퇴위에 항의하며 상인들은 가게마다 흰 천 조각에 ‘弔意(조의)’라고 표시했고 백성들은 상복을 입고 바닥에 엎어져 울음을 토하기도 했다.

◆‘역사적 모멘트 #4’ 군대해산과 박승환 참령
이토 히로부미는 헤이그 특사 사건을 빌미로 고종을 폐위시키고 난 후 이완용에게 “새로운 황제에게 군대 해산 조칙을 발표하게 하라”고 명령했던 상황. 이어 1907년 8월 1일부로 대한제국 군대 해산식을 거행하겠다는 군부대신 이병무의 발언과 함께 동대문 시위대 훈련원들에게 은사금이 지급되는 모습이 담겼다.

동시에 남대문 시위대 사무실에서 박승환 참령(시위대 제 1연대 제 1대대의 대대장)이 “군인으로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신하로서 충성을 다하지 못한다면 만 번 죽어도 아까울 것이 없다”라면서 권총으로 자결했고, 이에 충격을 받은 준영(장동윤)이 무기반납을 멈추라고 하자 일본군들은 “저들은 명령에 불복종했으니 전원 사살하라”라면서 준영과 시위대들을 향해 기관총을 난사했다.

준영과 시위대 군인들이 일본헌병들과 대치하고 있을 때 경위원 총관인 장승구(최무성)가 나타나 이들에게 대피하라고 명령했고, 승구는 이들이 뒤돌아가자 적진으로 달려가 폭탄을 터트렸다. 이와 더불어 한성 거리에서 시위대 군인들에게 무차별로 총을 쏘고 발로 짓밟는 일본군들의 모습, 처참했던 남대문 전투의 현장이 실감나게 그려져 이목을 집중시켰다.

제작사 측은 “단 2회만이 남은 ‘미스터 션샤인’에서 1905년 을사늑약 이후 초대 통감인 이토 히로부미를 앞세워 일본의 침탈이 거세게 몰아친 1907년의 상황들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라며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들의 등장으로 더욱 실감나는 상황이 묘사된 1907년 이후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어떤 위태로운 모습이 담겨지게 될 지 마지막까지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한편,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23회 분은 오는 29일(토) 밤 9시에 방송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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