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1분기 6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작년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6조5700억원)보다도 많다. 매출 역시 다섯 분기 만에 70조원대를 회복했다. ▶관련기사 3면
반도체 업황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갤럭시 S24 시리즈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도 호조를 보이면서 큰 폭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5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매출 71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1.37%, 931.25% 증가한 수준이다. 작년 4분기와 비교해도 1분기 매출은 4.75%, 영업이익은 134.04% 성장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는 5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이날 발표한 잠정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보다 1조3000억원 더 많았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6조57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단 한 분기 만에 작년 한 해 실적을 달성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1~4분기 내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역성장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부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반등의 실마리를 잡은 것으로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의 실적 개선이 주효하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DS부문은 작년 1분기 -4조5800억원→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000억원 →4분기 -2조2000원으로, 줄곧 적자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작년 4분기 D램 부문이 1년 만에 흑자를 회복하면서 반등 신호탄을 쐈다. 올 1분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낸드를 포함한 메모리 전체 실적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제품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된 가운데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에 주력한 점이 실적에 반영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반도체 업계는 지난 3일 대만을 뒤덮은 강진으로 D램 가격 상승세가 2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3위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은 지진 여파로 대만 D램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고객사들이 2분기 D램 공급 부족을 우려해 향후 D램 주문량을 늘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D램 시장의 가격 협상 주도권이 구매자에서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 중심으로 바뀔 것”이라며 “2분기 D램 가격 상승 폭은 1분기와 유사한 두 자릿수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D램 가격은 제조사와 고객사 간의 협상으로 책정된다. 그동안 구매자가 우위에 있었으나 점차 제조사로 주도권이 옮겨가면서 가격 상승의 키를 쥐게 됐다는 분석이다.
김현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