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신 지급한 체불임금 안 갚은 악덕 사업주 ‘대출’ 막는다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실업급여 창구에서 민원인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대신 지급한 체불임금을 갚지 않은 사업주에 대한 신용제재를 강화한다. 근로자가 임금을 받지 못할 경우 정부는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임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1년이 지나도록 대신 지급한 체불임금을 정부에 갚지 않는 사업주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30일 국무회의에서 1년 이상 고액 대지급금 미변제 사업주에 대한 신용제재와 장기미회수채권의 회수를 한국자산관리공사 위탁을 시행하기 위해 ‘임금체권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개정안은 오는 8월 7일부터 시행된다.

정부는 현재 체불근로자의 생활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임금체불이 발생한 사업주를 대신해 국가가 일정 범위의 체불임금 등을 대신 지급하고 있다. 사업주는 추후 정부가 대신 지급한 체불임금(대지급금)을 변제해야 하지만 변제금을 상환하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가 없다. 이 탓에 정부의 대지급금 누적 회수율은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정부는 이번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업주의 사망, 파산선고, 회생결정 등의 사유를 제외하고 대지급금 지급 후 1년 이상 경과하고 지급액이 2000만원 이상인 경우 미회수금과 해당 사업주의 인적 사항 등을 종합신용정보집중기관에 제공하기로 했다. 이 경우 해당 사업주는 금융기관의 대출 및 신용카드 발급 제한, 이율 차등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아울러 효율적인 채권 관리를 위해 매년 누적되고 있는 5년 이상 경과 1억원 미만의 장기미회수채권 회수를 채권추심 전문기관이 한국자산관리공사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5년 이상 경과 1억원 미만의 장기미회수채권은 3만3000여개소 전체 채권관리사업장의 34%에 달하며, 금액으로는 미회수액의 17% 수준인 5936억원 가량이다.

최근 임금체불이 급증하자 고용부는 지난 4월 제2차 재직자 익명제보센터 운영에 이어 기획감독을 진행한 데 이어 5월엔 고의·상습적으로 체불하는 7개 기업을 발굴 전국 6개청이 동시 특별감독에 착수한 상태다. 고의·상습체불 특별감독, 재직자 체불 등 사업장 감독 강화, 시정지시·사법처리 중심의 신고사건 처리, 객관적 임금 자료에 기반한 대지급금 지급 등 사업주 책임성을 강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5월까지 임금체불액은 9047억원으로 올 상반기 중 1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연간으로는 작년 기록한 역대 최대치 1조7845억원을 넘어 사상 첫 2조원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 개정은 체불의 최종 책임자인 사업주의 임금체불 예방과 변제금 회수율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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