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장’ 잃을라” 계엄령 사태에 글로벌 빅테크들 사태 파악 ‘분주’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국회 관계자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 들어가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비상계엄 해제 이후에도 상황을 예의주시 중입니다.” (글로벌 IT기업 임원 발언中)

‘45년’만의 비상계엄 초유의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긴장을 늦추지 못 하고 있다. 약 6시간 만에 해제된 비상계엄 이후에도 ‘탄핵 정국’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불확실성’이 배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국내 지사를 통한 현황 파악을 늦추지 않고, 직원 재택근무, 피해 현황 파악 등 분주한 모습이다.

4일 새벽 국회 본청에 진입한 군 병력이 국민의힘 당대표실쪽에서 본회의장 으로 진입하려 하자, 국회 직원들이 소화기를 뿌리며 진입을 막고 있다. [연합]


4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윤석열 대통령 특별담화 이후, 글로벌 빅테크들은 국내 지사를 통한 현황 파악에 주력했다. 비상계엄이 해제됐으나 촉각을 곤두세우기는 마찬가지였다. 탄핵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나오면서다.

실제로 국회에서는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 일동’ 명의의 긴급 성명이 나오기도 했다.

이미 ‘주요 시장’으로 부상한 국내 상황을 바라보는 글로벌 빅테크 시선은 불안하기만 하다. 글로벌 빅테크 A기업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국내 지사를 통해 현황 파악에 나섰다. 탄핵 정국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다”고 귀띔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B기업 관계자는 “국내 지사가 많은 부분을 결정한다”면서도 “국내외 기업들 행사도 많이 취소된 것으로 알고 있고, 일부 일정이 차례로 밀리는 등 상황을 자세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몇몇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직원 안전을 우려한 조치를 내놓기도 했다. HP코리아는 사장 명의 공지를 통해 “비상계엄 상황은 해제돼 일상적 업무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여러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오늘 하루는 재택근무 권장한다”고 알렸다.

또 다른 글로벌 IT C기업 관계자도 “탄핵정국이 시작되면서 국내 상황이 어떻게 흐를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외국계 의료기기 D기업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재택근무는 물론, 직원 피해 현황 파악으로 밤을 지새웠다. D기업 관계자는 “밤새 임직원 상황 파악에 나섰고, 선제적으로 재택근무 관련 메일 발송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 [네이버 제공]


국내 기업들도 마찬가지였다. 네이버는 3일 원격근무 권고 공지를 급하게 띄웠다가 이튿날 계엄령 해제 후 철회하는 등 부침을 겪었다. 단, 4일 원격근무 시에도 의무 출근 일 수로 인정하는 등 유연성을 보였다.

이외에도 넥슨을 포함 몇몇 게임사, 배달플랫폼 배달의민족 등도 직원 안전을 위해 재택근무를 급히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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