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상계엄 후 첫 경기진단서 “하방위험 증가” 표현 삽입

기재부 12월 ‘최근 경제동향’ 그린북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기획재정부는 정부 공식 경제 진단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하방위험 증가’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계엄’이나 ‘탄핵 정국’ 등의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8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와 비슷한 진단을 내렸다.

13일 기재부는 12월 그린북을 발표하고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가계·기업 경제심리 위축 등 하방위험 증가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린북은 6개월 동안 ‘경기 회복 흐름’이라는 표현을 유지하다가 지난달 ‘완만한 경기 회복세’로 바꿨지만 이달에는 아예 빠졌다. ‘하방위험 증가’라는 표현은 코로나19 당시인 2020년 5월 사용한 후 4년6개월만이다.

기재부는 탄핵 정국이 길어지면서 가계가 지갑을 닫고 기업 투자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12·3 비상 계엄 선포 이후 시장 불안이 증대된 점이 이번 진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 사태 이전에도 우리 경기는 소비·투자 등 내수 회복세가 미약한 모습이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에 따르면 민간소비는 전 분기보다 0.5% 증가했다. 10월 소매판매는 준내구재(4.1%)와 비내구재(0.6%) 증가에도 내구재가 5.8% 감소하면서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정부는 11월 소매판매 관련, 신용카드 승인액과 할인점 매출액 증가는 긍정 요인, 승용차 내수판매량과 백화점 매출액 감소는 부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10월 설비투자지수도 기계류(-5.4%)와 운송장비(-7.2%)에서 투자가 모두 줄어 전월보다 5.8% 감소했다. 10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공사(-1.9%)와 토목공사(-9.5%)가 감소하면서 전월보다 4.0% 줄었다.

우리 경제의 다른 축인 수출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11월 수출은 작년 동월보다 1.4% 증가하며 14개월 연속 ‘플러스’를 나타냈다.

정부는 “글로벌 경제는 전반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통상환경 변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다”면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관계기관 공조를 통해 대외신인도를 확고하게 유지하는 한편 산업경쟁력 강화 노력와 함께 민생안정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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