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위기 극복에 정치·경제 구별될 수 없다”
최태원 “반도체법 등 무쟁점법 연내 통과”
손경식 “근로시간 규제 완화 등 추진하길”
윤진식 “수출지원 입법, 적극 나서 달라”
우원식 국회의장과 경제단체장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경제단체 비상간담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참석했다.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박자연·양근혁·박상현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17일 “여·야·정과 함께 경제 위기 해법을 모색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비상경제단체 간담회에서 “가장 어렵다는 중소기업 뿐 아니라 고전하고 있는 대기업을 포함한 전체 경제계와 함께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 의장 주재로 열린 이번 간담회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4명이 참석했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며 정치적 불안정성이 경제적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국회 차원에서 경제단체의 목소리를 듣고 대안을 모색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우 의장은 “경제계의 고통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간담회 취지를 설명하며 “비상 상황에서 국가 위기 극복하는 데 있어서 정치, 경제가 구별될 수 없다. 함께 머리를 맞대 해법 마련을 위해 지혜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어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한 재정투입에 발 벗고 나서달라. 여야와 경제계의 논의 테이블에 적극 임해주시길 권한다”며 “경제단체장들께서도 현장에서 경험하고 느끼신 불안 요소를 말씀해 주시면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데 국회 의견을 모으겠다”고 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경제계에서 가장 큰 공포는 불확실성”이라며 “과거와 달리 성장률이 저하된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거시 지표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거시 지표 안정에 국회에서 각별히 신경을 써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초당적 협력 통해 무쟁점법안만이라도 연내에 통과시켜 주시고 경제계가 우려하는 법안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또 “정부의 외교력이 절실한 시점인데 온전히 발휘되기 어렵다. 대외적으로 문제 해결 창구 마련돼야 한다”며 우 의장에 적극적인 역할을 요청했다.
손경식 경총 회장은 “최근의 정치적 혼란은 내수는 물론 외환, 금융시장까지 전방위적으로 불안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비침체에 더해 수출증가세까지 눈에 띄게 감소하고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 많은 업종들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기업인들이 정부와 국회를 믿고 안정적인 투자와 경영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의장님께서 리더십을 발휘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손 회장은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산업 관련 입법을 촉구하고, 상법 개정이나 법정 정년연장 같은 사안들은 신중히 검토해 줄 것을 우 의장에게 전했다.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은 “지금 어려운 때이니 우리 기업들에 힘을 주고 도움을 주는 입법들은 적극적으로 추진해 주시고, 기업들이 좀 부담을 느끼는 사항은 좀 더 상황이 안정되고, 기업들이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당분간은 신중하게 해주십사하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기업인들은 지금도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고 또 소상공인들은 더 어려운 상황을 보내고 있다”며 “공제 연장이나 전통시장 카드 사용 소득공제율 상향 등 문제는 하루라도 빨리 통과시키면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우 의장은 “미쟁점법안들은 연말까지 최대한 국회에서 통과시키려고 노력하고 의원외교 강화해달라는 조언도 귀담아듣겠다”며 “현재 국회의장 특사로 미국, 일본, 중국, EU(유럽연합) 등에 국회의장 특사 파견할 생각”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