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고찰 태안사 ‘적인선사탑’, 61년만에 국보 승격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 [국가유산청]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통일신라 고승(高僧)의 행적을 추앙하는 승탑이 61년만에 국보로 승격된다.

국가유산청은 전남 곡성 태안사에 있는 보물 ‘곡성 태안사 적인선사탑’을 국보로 승격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적인선사탑은 동리산문(桐裏山門)을 세운 적인선사 혜철이 입적한 뒤, 그의 사리를 안치하고자 세운 석조물이다. 동리산문은 당나라에서 선법을 받은 유학승들 중 태안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문파다.

여러 개의 석재를 짜 맞춰 조립한 기단을 별도로 조성한 팔각원당형(八角圓堂形)으로 전형적인 탑 구조다. 탑 맨 아래에는 각기 다른 형상의 사자상과 우주의 사방을 지키는 사천왕상 등이 섬세하게 조각돼 있다. 특히 목조건축의 지붕 형상을 본떠 만든 옥개석은 전통 한옥의 처마 곡선과 나무 부재를 사실적으로 재현해 당대 최고의 석공이 시공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탑 비문에는 적인선사가 입적한 861년에 건립됐다는 점이 명확히 기록돼 있다. 국가유산청은 “기단 주변에 남아 있는 4개의 주초석은 신라시대에 건립된 승탑 중 유일하게 예불 행위를 위한 탑전(塔殿) 시설을 갖추었던 흔적으로 추정돼 가치가 크다”고 평가했다.

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도 [국가유산청]

이날 국가유산청은 ‘달성 유가사 영산회 괘불도’, ‘대방광불화엄경소 권118’, ‘삼봉선생집 권7’ 등 3건의 문화유산을 각각 보물로도 지정 예고했다.

달성 유가사 불화는 1993년 도난당했다가 2020년에 환수한 유물이다. 하단에 적힌 기록을 통해 조선 후기인 1784년에 영산회라는 주제조 제작된 것이 명확히 추정되는 불화다. 머리와 얼굴의 형태, 신체 비례와 표현, 도상 배치 등을 미뤄볼 때 18세기 후반에 활동했던 유성(有城) 화파와 관련이 깊은 것으로 여겨진다. 도난 과정에서 그림 일부가 잘려 나가고 색을 다시 칠하기도 했지만 불교도상 연구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게 국가유산청 측의 설명이다.

대방광불화엄경소 권118 [국가유산청]

 

삼봉선생집 권7 [국가유산청]

대방광불화엄경소 권118은 당나라 승려 징관이 지은 ‘화엄경수소연의초’에 대해 송의 승려 정원이 상세한 해설을 단 ‘대방광불화엄경소’ 120권 중 하나다. 대방광불화엄경소는 대각국사 의천이 고려로 귀국할 때 정원이 선물로 줬고, 1087년 3월에 이를 새긴 경판 2900여 장이 고려로 전해졌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이 경판으로 책을 찍었으나, 일본이 여러 차례 경판을 요청하면서 1424년 다른 경판과 함께 하사했고 더이상 인출본을 찾을 수 없어 가치가 크다.

고려 말 조선 초기의 학자이자 문신인 삼봉(三峰) 정도전의 글을 모은 삼봉선생집 일부도 희소한 조선 초기 문집이라는 점에서 사료적 의미가 커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국가유산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검토한 뒤,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보와 보물 지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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