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식당 측 실수로 잘못 배달된 음식을 받은 청년이 되레 음식값을 지불한 뒤 맛있게 먹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한 사연이 공개돼 훈훈함을 주고 있다.
중국집을 운영한다는 A씨는 최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배달 실수를 한 뒤 한 청년으로부터 고마운 연락을 받았다고 알렸다.
A씨는 “간짜장 탕수육 세트 배달이 잘못 갔는데 잘못 배달받은 곳에서 젓가락 포장지에 적힌 가게 번호를 보고 ‘배달이 잘못 온 것 같다’고 연락이 왔다”고 했다.
이어 “처음엔 ‘죄송하다, 회수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연락 주신 게 감사하더라”며 “다시 전화해 ‘면은 불어서 못 먹겠지만 간짜장은 밥에 비벼서 먹을 수 있고 탕수육도 살짝 데워서 먹으면 되니 괜찮으면 그냥 드셔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청년은 멋쩍게 웃으며 “네”라고 답했다.
그런데 얼마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A씨에게 청년으로부터 1만원이 송금된 것도 모자라 ‘잘 먹었다’며 감사 메시지가 온 것이다.
A씨는 “잊고 있었는데 제 전화했던 번호를 저장해서 1만원을 보내며 메시지가 왔다”며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잘못 배달된 음식을 받고 음식값을 보낸 청년과 사장의 대화.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
청년이 보낸 메시지에는 “본의 아니게 저녁으로 잘 먹게 됐다. 이런 거 입 싹 닦고 사는 거 아니라고 배우고 자라서 짜장면 값이라도 보내드린다. 간짜장 좋아하는데 맛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A씨는 “음식 잘못 가면 그냥 못 찾는 경우가 많은데 연락주신 게 너무 감사했다”며 “면은 불어서 음식물 처리하기도 번거로우셨을 텐데 흔쾌히 받아주셔서 저희가 감사하다. 마음으로 넘치게 받았으니 송금하신 건 넣어달라”고 음식값을 사양했다.
A씨는 이같은 사연을 전하면서 “요즘 세상에 이렇게 바르고 점잖은 청년이 있나 싶다. 남편이랑 감동해서 오늘까지 세상이 핑크빛으로 보인다”면서 “장사 시작하고 나서 사람이 싫어지던데, 아직 세상은 따뜻하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은 “두 분 다 복 받으실 거다”, “동화 같은 이야기다”, “장사하다 보면 무개념 손님이 많은데 정말 훈훈하다”, “이렇게 선한 사람이 더 많은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